日손님 제치고 '백화점 최고 VIP' 화장품·TV등 '한국製 마니아' 많아
"이거, 분명히 '짝퉁' 아니고 진품이죠?"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택스 리펀드(tax refund·면세 환급)' 데스크는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한 쇼핑객이 백화점 중국어 통역에게 반짝거리는 명품 브랜드 시계를 보이며 물었다. 이 백화점 중국 담당 신채은씨가 "한국 백화점에선 가짜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말하자 그는 시계를 조심스레 상자에 다시 넣었다. 그의 쇼핑목록에는 명품 시계에서부터 한국 화장품,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올라 있었다. 총 구매 금액은 800만원. 신씨는 "요즘 중국인 고객이 하루 평균 200명 정도로, 일본인의 3배에 이른다"며 "중국인들은 쇼핑 금액도 높아 100만~200만원 이상 쓰는 일은 보통이고 하루에 1억원어치를 사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 ▲ 1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한 중국인 남성 쇼핑객이 세금 환급을 받고 있다. 그는 한국 화장품 브랜 드인 설화수 선물세트 10개를 포함, 총 100만원어치의 쇼핑을 했다./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현대백화점 정지영 마케팅 부장은 "일본인 고객은 화장품 하나를 사더라도 성분 등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법이나 기능을 세심하게 묻고 확인한 후에야 한 두개 사는 데 비해 중국인들은 명품-고급 브랜드를 선호하는 '사재기' 소비자들이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여대경 매니저는 "일본 관광객들이 주로 핸드백을 사는데 중국 관광객은 보석류, 시계 등 단가가 높은 상품들을 찾기 때문에 1인당 구매금액이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설화수, 오휘 등 고가의 한국 토종 브랜드도 중국 특수를 맞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중국인 판원란씨는 "중국에선 '한국 여성들의 피부가 좋은건 한국 화장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화수 매장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은 한 사람이 보통 50만~70만원어치를 한꺼번에 사가는데 일본 관광객은 보통 10만~15만원어치를 구매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