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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행 중국산 짝퉁 240억어치 인천공항서 ‘국적 세탁’ 적발

화이트보스 2009. 12. 5. 09:51

LA행 중국산 짝퉁 240억어치 인천공항서 ‘국적 세탁’ 적발 [중앙일보]

2009.12.05 01:44 입력 / 2009.12.05 02:14 수정

국산으로 서류·포장 위조
공항 개항 이후 최대규모

인천공항본부세관이 적발한 중국산 짝퉁 명품 지갑들. 짝퉁 시계·가방·지갑의 시가는 240억원어치에 달했다. [사진=인천공항본부세관 제공]
지난 5월 한국계 미국인 강모(36)씨는 중국의 통관 브로커 이모(39)씨와 짜고 중국산 위조 명품 240억원어치(진품가 환산기준)를 중국 상하이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여왔다. 최종 목적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이었다. 강씨는 또 다른 통관 브로커 A씨(51)의 도움으로 선적 서류를 위조해 인천공항에 대기 중인 물품들이 마치 한국에서 생산된 것처럼 꾸몄다. 중국산 위조 명품들을 마치 한국산 제품인 것처럼 속여 최종 목적지인 미국에서의 통관을 수월하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이들은 서울 동대문구 소재 유령 제조업체까지 만들어 송하인(물품을 보내는 사람)으로 위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인천공항본부세관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한국 제조업체의 소재지가 존재하지 않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공항세관 측이 조사에 나서 위조 명품들을 적발한 것이다.

인천공항본부세관(세관장 이대복)은 4일 “중국산 위조 명품의 선적지를 우리나라로 위조해 미국으로 반출하려 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이모씨 등 두 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강모씨를 지명 수배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물품은 16개 브랜드 29종 4304점으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래 최대 규모다. 롤렉스·카르티에 등 가짜 명품 손목시계와 코우치·구찌 등 가짜 명품가방과 지갑, 수천억원대 가짜 명품을 만들 수 있는 유명 상표 금속라벨 6만여 점도 포함돼 있었다.

공항세관 류건평 조사팀장은 “미국과의 국제수사 공조와 배송이력 추적 등을 통해 대형 짝퉁 명품 수출 조직을 적발했다”며 “적발 물품들은 미국 내 가짜 명품 제조·판매 조직에 공급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산 제품보다 한국산 제품이 미국 세관의 단속을 피하기 쉽고, 국내에서 환적화물에 대한 단속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류 팀장은 “가짜 명품을 구입하기로 한 업자와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 하고 있다”며 “불법 환적물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