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북한군(軍), 주민 소요 우려 전투준비"

화이트보스 2009. 12. 5. 09:57

북한군(軍), 주민 소요 우려 전투준비"

입력 : 2009.12.05 03:00 / 수정 : 2009.12.05 09:36

김일성 얼굴 담긴 옛 화폐, 찢겨진 채 돌아다녀…
러시아 유력 경제紙 보도…
중산층 탈북 행렬 막으려 발견하면 즉시 발포 명령

북한 군이 최근 단행된 화폐개혁에 반발해 소요 사태가 일어날 경우에 대비한 전투준비 상태에 들어갔다고 4일 러시아 경제 일간지 코메르산트가 북한 내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여러 도시에서 이번 화폐 개혁을 '강도(强盜)와 같은 정책'이라며 비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에 당국이 이런 지시를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또 화폐 개혁 기간 북한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야 하고 주민들은 그동안 모아뒀던 돈을 쓸 수 없게 되면서 크게 당황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파견된 많은 외교관들이 북한 당국의 화폐 개혁을 되돌리려고 여러 모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최근 북·중 국경 인민경비대에 "허락 없이 국경을 넘는 자들은 현장 사살해도 된다"는 발포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화폐 개혁과 관련된 '불순 세력들의 도주'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소식통은 "갑자기 돈을 빼앗긴 능력 있는 중산층이 탈북 행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보 당국자는 "현재 집단 소요나 대량 탈북 등의 첩보는 없다"며 "북한 주민들은 집단행동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면 시위보다 탈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함북 청진, 함남 함흥, 평남 평성 등에선 김일성 사진이 담긴 옛 화폐(5000원권)가 오물에 훼손되거나 찢긴 채 발견돼 보위부가 비상에 들어갔다고 한다. 김정일을 비난하는 낙서와 삐라(전단)도 나돌기 시작했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이날 "양강도에서 화폐 개혁 이후 한 채무자(빚꾼)가 갑자기 채권자(돈주)에게 '옛날 돈으로 빚을 갚겠다'고 우기며 싸우다가 채권자에게 맞아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신의주의 한 장마당에선 화장품 장사를 하던 40대 중반 여성이 당국을 비난하는 소리를 지르다가 보안원에게 체포됐다는 소식도 있다.

북한 주민들은 화폐 개혁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돈을 잘 교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한 가구당 10만원(신권 1000원·우리 돈 4만~5만원) 수준이던 교환 한도를 늘려 1인당 5만원씩 더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민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6일까지 화폐 교환을 끝낼 계획이었지만 3일 현재 함북 회령·무산 등에는 신권이 도착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교환 시기를 '신권 도착 후 1주일'로 바꿨다고 내부 소식통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