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동운·단국대 명예교수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가 '대한민국을 하나의 도시로 만들자'는 주장을 폈다. "1~2시간 안에 전국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도록 우리나라를 하나의 도시로 만들자"는 기발하고, 실현성있는 주장이다. 전국을 하나의 도시로 만들려면 시속 400㎞의 고속철도를 건설해 서울~부산, 서울~목포를 1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선형도시'를 만들고, 이를 다시 전국으로 확산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모나코는 면적 1.95㎢, 인구 3만1000여 명, GDP 69.19억달러에 지나지 않는 작은 나라다. 모나코는 도박 중심의 관광산업이 발달한 나라로, 2008년 1인당 국민소득은 무려 21만2000달러나 된다. 모나코는 1800년대 후반 노름판에서 한 귀족이 "기왕 노름을 할 바에야 국제적으로 크게 놀아보자"고 한 말을 계기로, 도박 중심의 관광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관광산업은 종합산업이다. 관광산업의 대표적인 이점은 다른 산업에 비해 사람들을 많이 모이게 한다는 점이다. 관광산업이 빛을 보려면 농산품, 공산품, 문화상품, 서비스상품, 자연환경, 역사 등이 뒷받침된 '통합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한국은 이런 요건을 모두 갖춘 나라다. 다만 갖가지 상품들을 하나로 묶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을 뿐이다. 이 점을 감안해서인지 정부가 최근 '관광산업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이에 더하여 정부는 '관광산업 선진화' 계획은 물론 '관광산업 통합인프라' 계획까지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국내외항공,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을 잘 갖춰 놓고 있기 때문에, 송 교수의 제안대로 동서남북 시속 400㎞대의 KTX만 추가한다면 될 것이다.
관광 통합인프라가 갖춰지고, 대만 관광객이 한국의 겨울을 찾는다고 하자. 그는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시속 400㎞대의 KTX를 타고 순식간에 강원도로 가, 스키를 타고, 맛있는 한정식으로 저녁을 먹고, 식사 후에는 폐광을 개조하여 호화롭게 만든 카지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싸고 좋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푹 자고, 다음 날 KTX를 타고 부산으로 가, 싱싱한 회를 먹으면서, 눈 내리는 해운대의 겨울바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모나코 대신 가까운 제주도라도 보자. 제주도는 2009년 관광객 600만 명 유치 목표를 11월 30일에 달성했다. 세계자연보전총회(WCC)를 유치하여 약 1300억원의 경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바야흐로 제주도가 '글로벌 관광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산 좋고 물 좋은 대한민국' 전체를 '하나의 관광단지'로 만든다면 우리는 모나코 이상의 관광국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