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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 정상회담까지 거부도쿄=

화이트보스 2009. 12. 10. 10:53

미(美), 정상회담까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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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10 03:10

'50년 동맹' 금가는 소리 끝내 등 돌리나
'장관급 협의체'도 중단
"배신" 말하는 美- "아프간 문제로 골치아픈데… 쇄국하던 에도시대 복귀냐"
"변화" 말하는 日- "美軍 주둔 문제없다는 이들 강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소재 미 해병대 비행장 이전 문제에 대해,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Obama)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겠다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의 제안에 대해, 미국 정부 관계자가 미·일 정상회담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NHK 방송이 9일 보도했다.

또 후텐마 문제 해결을 위해 미·일 정상이 지난달 13일 합의해 설치했던 '장관급 협의체'가 8일 중단됐다. 미·일 안보조약 개정 50주년(2010년)을 맞아 연말부터 진행키로 했던 '동맹 심화(深化) 협의'도 미국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연기가 통보됐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면서도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미·일 동맹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오바마 미국 대통령, 하토야마 일본 총리.

NHK는 9일 미·일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의 고위인사가 "오키나와 현 내에서 이전(移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정상회담이라면 동의할 수 있지만, 연립정권 문제 등 일본 국내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라면 시간낭비"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18일 덴마크 코펜하겐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싶다는 뜻을 7일 밝혔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도 "(코펜하겐에서 미 대통령의) 전체 일정이 꽉 짜인 상황에서 시간을 내 달라고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해, 정상회담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뜻을 밝혔다.

오카다 외상은 또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장관급 협의체' 문제와 관련, "현재 상황이 장관급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장관급협의체는 지난달 17일과 지난 4일 두 차례 열렸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미·일 동맹의 장기발전 방안 논의를 위해 연말부터 가동하기로 했던 '동맹심화 협의'를 개시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주미(駐美) 일본 대사관을 통해 통보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 관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전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에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2006년 미·일 합의 당시 후텐마 이전 문제를 담당했던 리처드 아미티지(Armitage) 전 미 국무 부(副)장관도 8일 도쿄의 한 심포지엄에서 "경제와 라이프스타일을 희생해 가면서 (쇄국정책을 폈던) 에도(江戶)시대로 돌아가려는 것이냐"고 일본 정부를 공개비판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Green)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일본 실장도 같은 자리에서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 내 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2006년) 합의 전체가 깨진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 악화 우려에 대해 "상대가 그런 의견을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아직 정식 협상의 틀 내에서는 그런 얘기가 없었다"면서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의 안보정책 브레인인 테라시마 지쓰로(寺島�|郞) 일본총합연구소 회장은 아사히(朝日)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에는 외국군이 주둔하는 것을 '좋지 않으냐'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강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은 미국에 종속되었던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