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문선명 리더십의 비밀은? 유기체 국가<북한> 유기체 종교<통일교> ‘리더십 X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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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스탈린주의의 옷을 입고 출범한 국가인 반면 통일교는 기독교에서 갈라져 나온 종교다. 그런데 두 조직은 놀랄 만큼 닮은 구석이 많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유기체 리더십’의 비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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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4일 충남 아산시 선문대 잔디광장에서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이 열렸다. 주례는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문 총재가 “하나님의 창조 이상을 완성할 성숙한 선남선녀로서 영원한 부부의 인연을 맺고 지상·천상천국 건설의 기본이 되는 이상 가정을 이룰 것을 약속하느냐”고 묻자 신랑·신부들은 “예”라고 큰 목소리로 답했다. 이날 결혼식에는 알프레드 모이시유 전 알바니아 대통령, 알리에비치 후세이노프 전 아제르바이잔 총리, 로이드 에르스키네 산디포드 전 바베이도스 총리, 스타니슬라스 슈스케비치 전 벨로루시 대통령,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한국, 일본,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120개국에서 참가했다”고 밝혔다. 통일교는 20세기 한국에서 탄생한 종교 중 가장 성공했다. 통일교는 종교이자 기업이다. 세계 각국에 수십 개의 기업을 거느리고 해저터널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종교 문화 언론 교육 스포츠 분야에서 다채로운 시도를 벌이면서 이단(異端) 시비를 줄이고 영향력을 키워왔다. 現人神 주류 기독교인은 상식으론 통일교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대표회장 최재우 목사)는 통일교를 ‘문 집단’이라고 부른다. 이 단체는 문 총재의 자서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를 펴낸 K 출판사를 이렇게 비난했다. “K사는 문선명 교주의 책 출간과 관련해 ‘문 총재는 수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한국인으로 전세계적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라고 소개하기 전에 문 교주를 31년간 믿으면서 수많은 고통을 겪다가 죽어간 고(故) 박준철 목사의 저서 ‘빼앗긴 30년, 잃어버린 30년’을 먼저 읽어보기를 바란다.” 주류 기독교계가 이단이라고 규정했는데도 창시한 지 반세기 만에 이토록 성장한 종교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통일교가 공격받으면서도 성장해온 까닭은 뭘까? 북한은 문명사회의 상식으론 당최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다. 불량국가, 실패국가로 불리면서 주민을 굶겨 죽이고도 정권은 살아남았다. 폭정을 벌이는데도 적지 않은 주민이 지도자를 숭배한다. 지도자에겐 오류가 없다고까지 여긴다. 북한 같은 국가가 또 있을까 싶지만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는 북한을 닮은 체제를 체험해보았다고 한다. “북한체제란 현대문명사회의 상식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나라, 바로 부조리 자체다 싶은 나라다. 허나 1945년 북한에 김씨 세습독재체제가 들어서기 이전 이미 또 다른 부조리 그 자체의 나라, 현대 문명사회의 상식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나라를 체험해본 우리 세대에겐 다르다. 평양의 통치체제와 그 스타일은 우리에겐 아주 낯설지가 않고 괴이한 향수조차 불러일으키리만큼 데자뷔(예전에 익히 본 듯한) 세계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 빠져들어가 단말마의 증후군을 보인 덴노(天皇)제 군국주의 국가 일본이 그것이다. 일제 말기의 식량난과 배급제, 학교에서 공부하기보다 들에 나가 풀을 산더미처럼 베어 와선 오물을 퍼부어 퇴비를 만들고 그걸 운동장에 뿌려 밭을 일구어 고구마를 심던 나날, 책가방 대신 괭이를 들고 학교 대신 산에 가서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의 자살폭격기 연료로 공급한다는 송근유(松根油)를 얻기 위해 솔뿌리를 캐던 나날, 그러한 나날들이 아직 기억의 밑바닥에 똬리를 틀고 있는 우리들에겐 오늘의 북한 실정이 낯설 수만은 없는 것이다.”(동아일보 10월6일자 ‘최정호 칼럼’ 중) 군국주의 일본의 덴노는 사람으로 태어난 하느님이었다. 일제는 일왕의 생일을 천장절(天長節)이라고 불렀다. 김일성의 생일은 북한에서 태양절(太陽節)로 불린다. 북한의 실상은 현인신(現人神)을 숭배하던 군국주의 일본의 그것과 비슷한 부분이 적지 않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력과 경제난을 겪으면서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부조리한 정권이 지금껏 살아남은 건 일종의 미스터리다. 유일체제 독재체제 박후건 경남대 교수는 유일체제와 독재체제를 구분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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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참부모 국제합동축복결혼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령(55)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신동욱(41) 백석문화대 교수(겸임교원) 부부. 지난해 10월 열네 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백년가약을 맺은 이들은 이날 문 총재의 주례 아래 한 번 더 결혼식을 올렸다. 통일교는 “지상천국의 실현이 시작됐으며 우리의 혈통을 바꾼 참부모님 축복으로 결혼하는 게 구원의 길”이라고 가르친다. 경기 가평군 천주청평수련원의 청심탑(높이 33m, 폭 11m)엔 9단계로 나뉜 문 총재의 일대기가 돋을새김으로 꾸며졌다. 첫 장면은 태어나는 모습이고 마지막 장면은 인류의 왕으로 즉위하는 것. 청심탑 내부엔 ‘아버지의 기도’가 적혀 있다. “참부모라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알아야겠사옵니다.(중략) 그 참부모 사상을 몸에 지녀야 되겠사옵니다.” 통일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라는 명칭대로 참부모인 문 총재를 정점으로 한 ‘대가정’을 표방한다.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은 참생명의 씨, 참혈통의 씨를 접붙여 큰 축복을 전해주는 부활의 예식으로 간주된다. 초국가적 혈연관계를 맺음으로써 하나님을 중심으로 한 ‘천주적 대가정주의’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문 총재는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애언, 애인, 애가정을 중심으로 평화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하늘과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터전은 가정이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황선조 평화대사전국협의회 공동회장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을 맡았을 때 ‘주간동아’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 목사는 우리의 메시아면서 참부모다. 그분 이후엔 그분과 같은 참부모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분을 따라 참가정을 이끄는 참부모가 될 것이다. 이로써 모든 사람이 참가정을 만든다면 만인이 메시아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주간동아 433호 참조) 통일교에선 교인을 ‘식구’라고 부른다. 문 총재를 가리키는 참부모란 단어는 모성과 부성을 아우른다. 부인 한학자(66) 세계평화여성연합 총재와 구분할 때는 문 총재를 참아버님으로 부른다. 통일교 집회는 참부모 사진을 바라보면서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통일교 대가정 통일교는 ‘참어머니’ 또한 강조한다. 통일교 ‘원리강론’에 따르면 참어머니는 성신(聖神)이면서 후(後)해와다. 참어머니는 문 총재의 부인인 한 총재. 문 총재의 장모 홍순애(1915~1989)씨는‘대모님’으로 불린다. 문 총재의 어머니 김경계씨는 ‘충모(忠母)님’으로 추서됐다. 통일교 교재로 쓰인 ‘성약시대 청평역사와 축복가정의 길’엔 ‘앞으로 온 인류는 김경계 여사를 흠모할 것’이라는 문장이 있다. 통일교는 정숙한 여성, 즉 순결을 강조한다. 선문대에 순결가정문화학과를 개설했으며, ‘세계일보’는 ‘순결과 참가정’이라는 제목의 섹션을 냈다. 황 회장은‘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저세상이 아닌 이세상에서 평화세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려면 가정부터 편안해야 하고 가정이 평화로우려면 가족간에 참사랑이 있어야 한다. 가족의 근간은 부부인데, 부부가 참사랑을 이루기 위한 필요조건이 바로 순결한 사랑이다. 그래서 순결을 강조하고 바람기와 외도를 멀리하자는 것이다.” 통일교는, 기독교에 뿌리를 뒀는데도 주류 기독교단과는 달리 효(孝)를 강조하는 유교 전통과 한국식 샤머니즘이 스며들어 있다. 조상의 원통함을 풀어주는 조상해원식, 조상축복식이 대표적이다. 천주교도 제사를 용인하지만 통일교는 조상의 해원과 축복을 적극적으로 강조한다. ‘선조의 혼, 하나님의 영이 항아리 도자기 도장 구슬 염주 등에 들었다’는 식의 접근도 한다. 기독교에 한국적 요소가 가미돼 세계로 퍼진 셈이다. 통일교는 한국어로 언어가 통일되리라고 본다. 초국가적 혈연관계에 방점을 찍었지만, 한국어를 강조한다는 점은 민족주의적이다. 사회정치적 생명체 통일교는 문 총재를 정점으로 한 유일체제다. 통일교에서 대신자(代身者)로 불린 곽정환 평화통일재단 이사장도 문 총재 앞에서 꼼짝 못한다고 한다. 통일교 간부에게 기자가 이런 말을 건넨 적이 있다. “통일그룹이 용평리조트를 인수한 뒤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다. 통일그룹이 여수에서 관광·위락단지 개발에 나서자 여수엑스포는 물론이고, 그 일대가 통째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그 간부의 답은 간단했다. “문 총재의 선견지명 덕분이다.” 조직(Organization)을 거대한 유기체로 재구성해 이끌어가는 리더십의 키워드는 앞서 인용했듯 ‘조직 장악’ ‘조직 강화’ ‘조직 재생산’이다. 황선조 회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통일교의 성장은 문 총재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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