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는 전기를 보내기만 하던 기존 전력망에 양방향 통신 기능을 추가, 전력 회사와 소비자가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공급량과 요금 등을 자동 조절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인터넷에 연결된 PC처럼 스마트그리드 시스템도 해킹당하기 쉬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AP통신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블랙햇 보안 콘퍼런스'에서 보안 업체인 아이오액티브가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해킹을 시연, 안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업체측은 "약간의 소프트웨어 지식과 500달러짜리 장비로 누구나 시스템에 침입할 수 있다"며 "확실한 보안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스마트그리드 사업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스마트그리드 구축 경쟁은 뜨겁다. 미국은 이미 800만 가구에 스마트 계량기를 보급했고, 2015년까지 이를 5000만 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45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G8(주요 8개국) 회의에서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 지정됐고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에 들어가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보안 업체 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대표는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지만 보안에 대한 관심은 적다"며 "스마트그리드 사업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보안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