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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하루 10분 빈 스윙, 임팩트가 달라져요

화이트보스 2009. 12. 23. 13:54

겨울철 하루 10분 빈 스윙, 임팩트가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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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22 23:26

이승호의 레슨 '장타, 이렇게만 하세요' ⑩·끝
골프에서 중요한건 기본장타… 레슨서 다시 깨달아
후원 : GOLFZON

"연습하시는 데 방해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치는 것 딱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50대 중년의 골퍼 분이 제 타석으로 다가왔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저는 솔직히 난감한 기분이었습니다. 올해 최대 목표로 삼았던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스쿨(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시험)에서 탈락하고 돌아와 울적하던 이달 초순이었습니다. 혼자서 훈련에만 몰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의 분이 간곡하게 말씀하시는데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네, 그러겠습니다"하고 일어섰습니다. 프로가 지켜본다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한 탓일까요. 그분은 백스윙도 크게 하고 강하게 공을 치려다 여러 차례 실수했습니다. 몸이 너무 일찍 열리거나, 너무 일찍 닫혔습니다. 공 끝이 오른쪽으로 도는 슬라이스 구질이 많았지만, 가끔은 왼쪽으로 급격히 당겨치기도 했습니다. 주말 골퍼들에게 흔히 보기 쉬운 모습이었습니다. '스윙을 전체적으로 바꾸셔야 해요' 이런 말이 입술을 맴돌았지만, 꾹 참았습니다. 싱글 골퍼인 제 아버지에게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가 "넌 주말 골퍼들 마음을 너무 몰라" 하는 핀잔을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10분씩이라도 거르지 말고 힘껏 빈 스윙을 해보세요. 유연성을 기르는 체조까지 하시면 더 좋고요.”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는 장타를 위한 마지막‘비법’으로 겨울에도 꾸준히‘장타를 위한 몸’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사진은 지난 3개월간 이승호의 장타 레슨이 진행된 일본 규슈의 유명 골프클럽‘아이와 미야자키 리조트’의 그늘집 앞에서 촬영했다./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그분에게 스트롱 그립을 잡는 법, 공의 위치를 좀 더 왼발 쪽에 놓고 치는 게 좋다는 점, '하나 둘 셋' 하며 스윙 템포를 맞추며 치는 법 등 몇 가지 기본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겨울철에도 집에서 매일 10분씩 짧은 클럽으로 힘차게 빈 스윙을 하는 습관을 가지시라고 권했습니다. 유연성을 기르는 체조도 틈나는 대로 하시면 내년 봄에는 더욱 개선된 스윙이 가능하실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장타(長打)를 치려면 무엇보다 '장타를 위한 몸'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확한 스윙 궤도와 기본기를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제가 '기본'에 집착하게 된 것은 17세 때 처음 미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했던 경험 때문입니다. 300야드는 가볍게 치는 미국 선수들에 비해 제 드라이버 샷은 고작 250~260야드였습니다. 어프로치와 퍼팅마저 미국 선수들에게 형편없이 뒤졌습니다. 부끄러운 스코어로 탈락한 저는 '스윙을 싹 뜯어고치기 전에는 이 무대에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지난 4년간 호주 출신 코치와 스윙궤도 교정기, 퍼팅 거울 등 다양한 장비를 동원해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저도 300야드 이상 똑바로 칠 수 있게 됐고, 어프로치 샷도 좋아져 국내에서 4승을 올리고 일본투어 신인왕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돌아간 PGA 퀄리파잉 스쿨에선 예상치 못한 불운이 있었습니다. 캐디를 맡았던 스윙코치 브렛 손더스가 갑자기 장모상을 당해 2차 대회 1라운드를 마치고 호주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가 남기고 간 야디지북을 혼자 보면서 '골프에는 참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구나' 하며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이번에도 탈락했지만 17세 때 느꼈던 막막함은 없었습니다.

지난 3개월간 일본 규슈의 '아이와 미야자키 리조트'에서 조선일보 독자분들과 함께 한 '장타 레슨'은 저에게도 초심을 되새기게 한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 2010년에도 건강하고 유쾌한 라운딩을 하시기 바랍니다. 저에게도 많은 성원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