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큰 거래 필요하다
한반도에서는 사실상 체제 유지의 한계상황에 몰려 있는 북한이 핵무기와 간접침략을 통해 싫든 좋든 자유통일을 서두르지 않으면 적화통일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외통수 길로 우리를 내몰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은 그 결정적 계기가 될는지도 모른다. 마침 중국의 강력한 뒷받침 아래 북-미 간 핵 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원자바오의 북한 방문도 핵 폐기보다 김정일 체제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중국의 속내만 재확인해 주었고 북한 핵 폐기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오히려 날로 부상하는 중국의 거칠 것 없는 행보에서 오래 숙성된 팽창주의적 중화(中華)사상의 위협마저 느껴진다.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과 민주주의 메시지조차 묻어둔 채 강력한 중국과의 협력을 환영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일 ‘핵 폐기’라는 전제를 붙였지만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충분히 숙고했는지 모르겠다. 北中보다 韓美관계 더 튼튼해야 과거 어느 때보다도 튼튼한 한미동맹이 소중하다. 그것도 구두 약속이나 문서상의 동맹이 아닌 연합사로 연결된 오늘의 한미 군사동맹처럼 확고한 체제가 필요하다. 억제란 본래 심리적이다. 게다가 ‘북한 핵 위협’이나 ‘자유통일번영’ 같은 오늘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 과제는 모두 너무 크고 복합적이다. 그래서 10년 햇볕정책으로 한계에 부닥친 한미동맹을 서둘러 회복하고 ‘전략동맹’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논의는 진작부터 있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연합사 해체 작업만 계속 진행되었으니 미국이 전시작전권에서 손을 떼면 안보 위기가 풍랑처럼 닥쳐올 것이라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회담이 너무 한가롭게 보였을 것이다. 이래저래 내년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혜로운 성찰과 잘 정제된 계획 그리고 성실한 노력으로 문자 그대로 모범적 전략동맹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동맹관계란 공통의 이익과 이해를 위한 상호지원 관계다. 특히 군사동맹은 상호 간의 깊은 이해와 돈독한 우의가 있어야 하는 특별한 관계다. 한미동맹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의존하기만 하는 일방적 관계는 더는 기대할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가 미국에 무엇을 기대하고 미국은 우리의 어떤 공헌을 희망하는지, 각자의 역할에 관한 큰 그림부터 그려야 할 것이다. 아마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로서는 아무래도 줄 것보다는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함부로 촛불을 켜 들 일이 아니라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한국의 동맹적 가치부터 서둘러 창출해야 한다. 개인관계에서도 그렇듯이 동맹관계에서도 호혜적 혜택 못지않게 위험과 책임, 부담의 공유가 더 소중하다. 특히 미국은 전통적으로 피와 땀을 함께 흘린 나라와의 동맹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는 이번 아프간 파병도 단순한 부담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적 기회일 수 있다. 오히려 규모를 대폭 확장해야 할는지 모른다. 아프간 파병, 전략적 기회일 수도 문자 그대로 그랜드 바겐, 큰 거래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든 한미동맹이 북-중(北-中) 관계보다는 훨씬 더 튼튼해야 함은 물론이다. 미국이 미중 관계 못지않게 한미 관계를 소중히 여기도록 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에 그러하듯이 미국도 한반도 평화 못지않게 자유대한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태도를 갖게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 핵 폐기 의지와 6월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한반도 자유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가 적극 뒷받침해 줄 필요도 있다. 그래서 자유통일번영의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차원에서 한미 간에 서로 총체적이고 긴밀한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열릴 수 있다. 김희상 객원논설위원·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khsang4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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