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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고아 '신속 입양'속 우려도

화이트보스 2010. 1. 21. 14:04

아이티 고아 '신속 입양'속 우려도

연합뉴스 | 입력 2010.01.21 10:27 |

(워싱턴.오타와 AFP=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지진 참사로 가족을 잃은 아이티 어린이의 입양에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 자선단체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10만여명의 아이티인이 이주해 있는 캐나다는 자국 내 가정이 아이티 어린이를 입양할 경우 입양 수속에 들어가는 경비를 면제하고 의료비용을 신속히 지원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캐나다 정부는 이민국 직원들이 이민 지원을 돕기 위해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이티 인접국가인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 산토 도밍고에도 새 영사 사무실을 개소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이민부 제이슨 케니 장관은 "아이티 어린이들이 캐나다에 신속히 입국할 수 있도록 임시 거주 허가증을 발행토록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 가족을 잃은 아이티 어린이들의 미국 내 입양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입양 절차에 있는 아이티 어린이들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절차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19일에는 50명 이상의 아이티 어린이들이 미국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즉각 건강 검진을 받았다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이와 별도로 미 마이애미주(州) 가톨릭 교회는 무연고 아이티 어린이들을 남 플로리다로 집단 이송해 임시 보호시설에 수용했다 양부모를 찾아주거나 원래 가족과 재회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인 '피에르 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50여년전 쿠바에서 2년간 1만4천여명의 어린이들을 미국으로 이주시킨 '오페라시옹 페드로 판'의 복사판으로 가톨릭 교회는 플로리다 사회복지 당국 등과 협의해 어린이들이 머물 수 있는 임시보호 시설 후보지 4곳을 물색해뒀다.

프랑스 경우 새로운 프랑스인 부모를 만난 아이티 어린이 276명을 서둘러 입국시킬 계획이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의회에서 "(아이티 어린이들을) 프랑스에 최대한 빨리 데려오겠다"라고 밝혔다.

벨기에도 14명의 아이티 어린이의 입양을 서두르기로 했으며 네덜란드는 자국 내 가정에 입양될 어린이 100명을 실어나를 수송기를 아이티 현지에 보냈다.

이탈리아에서는 아이티 고아 입양을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자 관계 당국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스페인도 입양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제 자선단체들은 지진 참사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의 입양이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현장에서 인명 구조작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가족과 재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입양이 이뤄진다면 극심한 충격에 빠진 아이들이 가족과 영원히 이별하는 고통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월드비전과 세이브 더 칠드런 등은 현재 상황에서 입양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다시는 가족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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