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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인도로 가야하는 이유

화이트보스 2010. 1. 25. 17:16

한국이 인도로 가야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 박희준 | 입력 2010.01.25 14:44 | 수정 2010.01.25 14:46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로 날아갔다.지난 24일이다.
그러나 인도로 간 대통령은 이 대통령 뿐이 아니다.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도 땅을 밟았다. 따지고 본다면 근 20년 사이의 기간동안 대한민국의 세명의 대통령이 인도 땅을 밟았으니 한국과 인도는 그리 먼 사이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인도는 아직 낯설다. 위성방송인 내셔널지오그래피나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인도는 '러셀 살무사'나 '코브라' 등 뱀과 요가의 나라로 비쳐지고 있을 뿐이다.그러나 인도는 경제대국으로서 부상할 잠재력을 가진 숨은 진주다.

◆6년만에 인도 방문한 이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인도 땅을 밟았다. 그러나 인도는 역시 멀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10월 인도로 갔다. 인도를 방문한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10월5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경제파트너십 협정'(세파·CEPA)의 타당성을 비롯한 두 나라 경제유대 관계를 포괄적으로 검토할 공동연구 그룹을 설립하기로 합의하는 등 모두 30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그때 합의했던 게 괄적 경제파트너십 협정이다. 이는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더 포괄적 개념으로, 관세 철폐뿐만 아니라 서비스 개방 등을 포괄하는 협정이다.

당시 두 정상은 또 정보통신기술, 인프라, 섬유, 석유화학, 제3국내 협력을 포함한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자동차, 조선 및 농업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의 인도 오릿사주 대규모 철강사업 제안을 고려해 철강산업 분야 협력강화에도 합의하는 등 우리 기업은 인도에서 추진하는 발전·해양설비 등 10여건, 46억달러 상당의 플랜트 수주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리고 6년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굵직한 사안들을 쏟아냈다.
정상회담이 25일 오후(한국시간)이어서 양국 최고 지도자간 합의에 대해서 말하기는 섣부르다. 그러나 24일 인도 도착후 현대자동차 현지공장을 방문한데 이어 25일 오전 수행 기업인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쏟아낸 말들을 종합해보면 정상회담 내용도 범상치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5일 오전 뉴델리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수행경제인 조찬 간담회에서 만모한 싱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사전 설명하면서 한ㆍ인도 경제협력과 관련, "향후 5년내 교역규모 300억 달러 달성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는 11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거대 소비시장으로 지난 6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8%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등 경제적 중요성이 매우 큰 국가"라면서 " 1월부터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가 발효됨에 따라 우리 기업의 관심도 증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금맥을 캐자
인도는 이 대통령 말마따나 한창 자라는 국가다.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미국의 자료를 인용해보자. 미국의 정보국인 CIA가 만든 '팩트북(fact book)' 즉 전 세계 각국의 현황을 수치로만 기록한 자료를 보면 인도의 가치를 알 수 있다.한국이 인도로 가야하는 이유다.

우선 인도는 나라가 넓고 사람이 많다. 팔아먹을 게 많다는 뜻이다.인도의 땅 넓이는 328만㎢다. 한반도 면적이 22만㎢이니 대략 15배가 넘는다. 게다가 인구 또한 적지 않다. 지난 해 6월 기준으로 11억6600만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14세까지가 전체 인구의 31.1%다. 즉 3억3000만명 이상이 14살 아래다. 이들이 자라면서 필요한 내구재를 산다고 가정해보라. 잠재시장, 그것도 대단히 큰 잠재시장이 인도라는 결론이 나온다.

지표도 이를 입증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900달러로 세계 167위로 낮다.그러나 인구가 많은 만큼 인도의 GDP는 1조207억달로 세계 29위다.

그러나 인도의 잠재력은 구매력을 보면 더 빛난다.물가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만큼 물가수준을 감안한 소득은 현재 달러로 환산한 소득에 비해 훨씬 높다.2008년 기준으로 구매력 환산 기준 GDP는 중국(7조9920억달러)에는 훨씬 뒤지지만3조3040억달러로 일본(4조3400억달러)과 독일(2조9250억달러) 사이에 있다. 세계 5위다. 그만큼 물건을 살 능력이 있다는 말이 된다.

인도의 가능성은 그 성장세에 있다.인도는 1997년 이후 연평균 7%이상 성장을 지속해왔다.그 결과 극빈자 비율을 10% 포인트나 낮췄다. 이정도 인구를 가진 국가 치고는 실로 대단한 실적이다.

시쳇말로 인도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뭐든 하나만 골라서 팔아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말이다.

◆무엇을 팔아야 할까
인도는 지난 2008년 수출 1879억달러, 수입 3151억달러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품의 대부분은 원유와 기계,비료였다.

근 12억의 인구가 먹고 움직이고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료와 원유와 공작기계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지사다.

마찬 가지로 인도가 앞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세가지 요소는 당연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팔아야 할 상품들인 셈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아랍인과 중국인에 이어 세계 3대 장사꾼인 인도인들을 구워 삼기란 쉽지 않다.그리고 세계 각국이 인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그러나 한국이 어떤 나라이고 한국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지난 1992년 인도를 방문했을 때 한국은 대우가 아그라 근처에 자동차 운전 시험장을 비롯한 자동차 공장을 지어놓았다. 인적자원이 우수해 자동화를 하지 않은채 전부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공장을 세워놓았고 현대중공업이 유전 설비를 팔고 있었다. 삼성이 TV 등 가전제품을 파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당시 상륙초보단계였던 현대는 첸나이에 엔진 공장을 세우는 등 인도에서 탄탄한 발판을 굳혔고 삼성이나 다른 업체들도 마찬 가지 입지를 다지고 있다. 모두 150여개 업체가 진출, 금맥을 캐고 있다.

인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충해야 할 게 철과 에너지. 포스코가 진출한 이유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원전을 팔려는 이유다. 한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나라다. 현재 원전 17기를 보유한 인도는 6기를 건설 중이며, 2020년까지 20기를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에 따라 프랑스, 러시아, 영국 등과 핵협정을 체결했거나 체결할 예정이다.

인도 상류층 공략도 해법이다.인도는 빈곤선 이하 인구가 전체의 25%나 되고,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31.15나 될 정도로 부의 분배가 불균등한 국가다.역설적으로 상위 10%는 유럽연합(EU) 국가 뺨칠 정도의 소비를 한다. 집에 벤츠 등 고급 승용차를 갖고 있으며,자녀를 해외 유학보내는 게 예사다. 이들을 겨냥한 제품개발과 마케팅은 한국이 인도로 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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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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