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는 다른 육류보다 지방이 많아 살찌기 쉬울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림대 성심병원영양팀 김덕희 팀장은“돼지고기에는 아라키돈산, 리놀산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쇠고기의 2~6배 들어있다.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게 도와 주는 동시에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한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를 즐겨먹는 중국인에게 고혈압 환자가 적은 것은 이 때문이다.
사람의 체내에는 지방이 적당하게 있어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에 들어 있는 필수지방산은 우리 몸의 각 장기를 보호하고, 지용성 비타민을 공급해 피부를 건강하게 한다. 돼지고기는 사람의 체내에서 대기오염이나 황사 등으로 인해 몸 속에 축적된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밀어 내는 해독작용을 하고,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 속에 들어 있는 철은 체내흡수율이 높아 철결핍성 빈혈을 예방한다. 메치오닌 성분은 간장을 보호하고 피로해소를 돕는다.
비타민B1과 단백질의 보고
돼지고기의 비타민B1 함량은 쇠고기의 6배에 달한다. 비타민B1은 탄수화물(당질) 대사를 돕고 피부노화를 예방한다. 비타민은 쌀밥이 주식인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로, 돼지고기를 먹으면 보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단백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 회복기환자가 돼지고기를 먹으면 좋다.
돼지고기 최고 인기 부위는 삼겹살이다. 등심이나 뒷다리살에 비해 지방 함량이 높아 더욱 맛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된다. 비만과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김덕희팀장은“다른 어육류를 섭취하지 않고 돼지고기만 먹는다면 1회 80g, 1일200g 정도가 알맞다”며“굽거나 튀기기보다는 삶아먹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말했다. 일본의 장수마을 오키나와 주민은 일본 본토인의 2배에 가까운 돼지고기를 섭취한다. 주로 등심을 푹 삶아서 지방을 빼고 먹기 때문에 오키나와 주민의 뇌졸중 사망률은 일본에서 가장 낮다.
한의학적으로 본 돼지고기
《동의보감》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허약한 사람을 살찌게 하고,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 좋으며, 노인의 허약함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성미 한의원 조선화 원장은“돼지고기는 찬 성질의 식품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좋지만 손발이 차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약을 먹을 때는 돼지고기의 찬 성질이 한약의 효능을 반감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단,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한약을 먹을 경우 도움이 된다. 두드러기가 잘 생기는 사람 역시 먹지 않는 편이 낫다. 두드러기를 일으키는 히스타민 성분이 다른 육류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100g당 영양성분 비교(등심 기준)
요리 및 도움말 문인영(101recipe 대표, 식품영양사)
도움말 김덕희(한림대성심병원영양팀팀장), 조선화(여성미한의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