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방부에 타진 北 자극 않는 방안… 정부, 신중히 검토중
미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군 고위관계자들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한미 연합 훈련을 실시하자는 제안을 우리 군 당국에 한 것으로 확인됐다.한·미 양국 군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작전계획 5029'를 사실상 완성해 놓은 상태이지만 이와 관련된 연합 훈련을 실시한 적은 없으며 미측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북 급변사태 대비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 한국, 美등 6개국과 해외 첫 연합상륙훈련 4일 태국 핫야오(Hat Yao)해변에서 실시된 다국적‘2010 코브라 골드(Cobra Gold)’훈련에 참가한 우리 해병대가 연합 상륙훈련을 벌이고 있다. 우리 해병대가 해외에서 대규모 연합 상륙훈련을 실시하기는 처음이다. 한국군은 이날 해군·해병대 소속 장병 332명이 참가한 가운데 2600t급 상륙함 성인봉함과 상륙돌격장갑차(KAAV) 8대등을 투입, 미국·태국 등 6개국 군 병력과 함께 훈련을 벌였다./손민석 객원기자 kodef@chosun.com
정부 소식통은 4일 "지난해 말쯤부터 미군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우리 국방부와 합참에 공식, 비공식 경로로 북 급변사태 대비 한미 연합훈련 실시를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에서 이상의 합참의장에게 이런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도 최근 우리 군 고위관계자들과의 접촉에서 이런 제안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북 급변사태 대비 연합훈련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키 리졸브나 을지프리덤가디언처럼 별도의 대규모 훈련을 하기보다는 기존 훈련 가운데 드러나지 않게 포함시키는 방안, 북한으로 명시되지 않은 가상 인접국의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작전 훈련 형태로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북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9'는 북한에서의 정권교체와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북한이 보유한 핵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반군 탈취 또는 해외 유출, 북한 주민의 대규모 탈북, 대규모 자연재해, 북한 체류 한국인에 대한 인질사태 등 6가지 유형의 시나리오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미 군 당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