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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합작 ‘웨스트 엘리베이터’ 중국 진출 노하우>

화이트보스 2010. 2. 11. 16:38

한·중 합작 ‘웨스트 엘리베이터’ 중국 진출 노하우>
“서부 외곽, 중심으로 가는 지름길”

대도시보다 군단위서 시작…리스크 줄여야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

중국 충칭시 퉁량현 진룽공업단지내 유일한 한·중합작기업인 웨스트엘리베이터 직원들이 지난 19일 엘리베이터 제작에 사용될 철판을 절삭기로 자르고 있다. 퉁량 = 한강우특파원
지난 19일 중국 서부 대개발의 출발점인 충칭(重慶)시 퉁량(銅梁)현 진룽(金龍)공업단지내 유일한 한·중 합작기업인 ‘웨스트엘리베이터’ 공장. 직원들이 지난해 말부터 밤낮없이 작업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2007년 1월 한·중 합작으로 설립한 웨스트엘리베이터는 퉁량현의 유일한 한국기업이자 합자기업. 설립 3년 만에 충칭에서 유일하게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무빙워커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 120명의 직원이 연간 500대의 엘리베이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웨스트엘리베이터가 한국기업의 볼모지인 중국 서부에서 성공신화를 창조한 것은 서부 대개발 붐과 권오철 대표이사의 뚝심 경영 때문이다. 1982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로 입사한 권 대표는 86년 엘리베이터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95년 현대엘리베이터의 상하이(上海) 진출과 함께 중국 생활에 뛰어든 그는 2005년 10월 상하이법인 대표를 끝으로 회사를 나와 중국인들과 함께 직접 엘리베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예정지도 상하이나 항저우(杭州) 등 동부 연안이 아닌 서부지역을 택했다. 대도시는 땅값 등 초기투자 부담이 큰 데다, 웬만한 곳에는 중국내 540개 엘리베이터 업체가 모두 진출해 일부러 브랜드 인지도를 덜 따지는 외곽 지역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웨스트엘리베이터의 시작은 ‘현대중공업 출신답게(?)’ 무모했다. 사무실도 없이 퉁량현 정부청사의 방 4칸을 빌렸다. “외국 합자회사가 잘돼야 세금을 많이 내지 않겠느냐”는 막무가내에 현정부 사람들도 어쩔 수 없었다. 2007년 1월 한국의 엘리베이터 업체 사장 20명과 중국 건설업계 사장, 현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한 준공식은 ‘뚝심 경영’ 자체였다. 준공식날까지도 공장 건물 1동만 덜렁 세워 놓았을 뿐, 엘리베이터를 생산할 기계설비는 물론 용접기 하나 갖추지 못한 채 충칭 최고 기업이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조선소도 없이 수주부터 시작한 현대중공업의 신화처럼 권 대표 역시 공장 준공전 이미 한국의 유명 반도체 회사 생산라인에 들어갈 리프트 물량을 확보, 인근의 교량 자재 생산 공장에 직원들을 직접 보내 리프트를 제작중이었다. 기술 하나만 믿고 밀어 부친 뚝심경영은 적중했다. 비록 다른 사람의 공장을 빌려 제작, 납품했지만 한국의 유명 반도체 회사 리프트 납품 실적은 회사 영업에 큰 힘이 됐다. 특히 신생 브랜드의 약점을 충칭시 명품 브랜드 지정으로 만회하면서 엘리베이터 주문이 쇄도, 내년에는 판매량이 15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권 대표는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중소기업들에게 “경쟁이 심한 대도시보다 군단위 등에서 시작,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관계자들과의 유대를 강화, 마케팅이나 홍보 등에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제품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퉁량(충칭) = 글·사진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11-23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