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특별한 말이 없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한 달 전에는 "세종시 원안 추진의 내 입장은 이미 밝혔다. (대통령을 만난다고) 달라질 게 있는가"라며 대통령과의 회동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종시라는 '과거 문제'를 놓고 수정론과 원안(原案)사수론의 대립 틀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정부는 세종시 수정법안을 추진하고 있고, 박 전 대표 측은 원안 사수론으로 맞서고 있다. 한때 친이(親李) 주류나 친박(親朴)계 모두에서 타협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대통령이 "적당한 타협은 없다"고 못박고, 박 전 대표 역시 "세종시 수정이 당론이 돼도 나는 반대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자취를 감췄다. 대화와 설득으로 이견(異見)을 조율해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민주적 의사결정시스템이 마비된 여권의 현 상황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 양측 의견을 수렴하는 게 가능할지 회의적 시각이 많다.
그래도 두 사람은 만나야 한다. 그것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래서 각자의 논리와 근거를 갖고 서로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 번 만나 성과가 없다면 두 번, 세 번, 그 이상이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것밖에는 세종시 문제라는 암초 위에 얹혀 오도 가도 못하는 한나라당 사태를 풀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