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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장궤양, 알고 보면 위궤양보다 흔해

화이트보스 2010. 2. 24. 11:44

십이지장궤양, 알고 보면 위궤양보다 흔해

보통 소화기관에 궤양이 있다고 하면 위궤양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위보다 십이지장궤양이 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2008년 1년간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3만5351명의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십이지장 궤양 발병률이 4.52%로 위 궤양(1.28%)보다 높았다.

권영훈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는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은 모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위산 과다가 원인이지만 질병이 발생하는 양상은 조금 다르다. 십이지장에 유입되는 위산은 산성이 세기 때문에 정상보다 양이 많으면 궤양을 쉽게 유발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위궤양은 증상이 모호해 기능성 소화불량, 위염 등과 구별이 어렵지만 십이지장궤양은 증상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속이나 새벽에 속쓰림이 심하다가 음식을 먹으면 30분~1시간 내에 증상이 가라앉는 것이 십이지장궤양의 특징적 증상이다.

십이지장궤양은 위궤양과 치료법도 같다. 1~2주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치료를 하거나 위산분비 억제제를 2달 정도 복용하면 대부분 증상이 사라진다. 이국래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십이지장 궤양은 10년 전만해도 원인을 몰라 치료가 힘들고 재발이 많은 만성질환이었다. 하지만 십이지장궤양 환자 중 90%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균치료로 쉽게 완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십이지장궤양 증상이 있으면 위암 초기를 의심해야 한다. 십이지장궤양 증상 일부는 위암 초기 증상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십이지장궤양은 제산제를 먹으면 증상이 곧 사라지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마다 약을 사먹으면서 자가치료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내시경검사로 위암일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십이지장 자체에는 암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에 십이지장암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십이지장궤양을 예방하려면 커피, 콜라, 우유 등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을 피하고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 2010.02.24 09:24 입력 / 2010.02.24 09:24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