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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암살' 2년간 정조준이태훈 기자 libra@chos

화이트보스 2010. 2. 27. 08:27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암살' 2년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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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2.27 02:47

서서히 드러나는 이스라엘 모사드의 그림자
용의자만 최소 28명, 팔레스타인 협력자도 2명…
킬러들이 쓴 현금카드는 이스라엘 정보부와 관련

2년에 걸친 준비, 최소 26명의 암살조, 2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협력자, 14장의 선불카드…. 지난 1월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 마무드 알 마부(Al-Mabu) 암살사건의 전모가 두바이 경찰의 놀라운 수사력으로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치밀한 준비=두바이 경찰은 24일 "용의자 가운데 8명은 2009년부터 4차례 이상 두바이를 드나들며 사전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3월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뒤셀도르프, 이탈리아 밀라노, 스위스 취리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콩 등을 거쳐 두바이를 드나들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6일 "팔레스타인 내 하마스의 라이벌 정파인 파타 관계자 2명이 요르단에서 체포돼 두바이 경찰에 인계됐다"고 보도했다. 두바이 경찰도 현지 일간지 '내셔널'에 "팔레스타인 협력 용의자는 적어도 2명"이라고 확인했다. 위조 여권 소지자 26명을 더하면 현재 용의자 수는 모두 28명이 된다.

암살 당일=알 마부가 두바이의 고급호텔 밀실에서 암살된 당일인 1월 19일의 움직임도 긴박했다. 두바이 경찰이 공개한 CCTV 촬영 화면을 보면, 암살조 가운데 최소 2명은 알 마부가 입국(19일 오후 3시 20분)하기 15시간 전 두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왔고, 14시간 전엔 알 마부가 투숙할 호텔에 방을 잡았다. 오후 3시 30분 알 마부가 체크인할 때는 테니스 라켓을 든 반바지 차림 암살자 2명이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라붙어 직접 투숙 객실을 확인했다. 알 마부는 암살단의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었던 셈이다. 암살 1시간여 전에는 암살단 총책으로 여겨지는 피터 엘빙어(Elvinger)가 먼저 출국했다.

암살 시점=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는 알 마부가 호텔 CCTV 화면에 마지막으로 잡힌 시간은 오후 8시 24분. 3분 뒤엔 알 마부가 걸었던 바로 그 복도에서 여성 암살단원 게일 폴리어드(Folliard)가 주위를 경계하는 모습이 잡혔다. 19분 뒤엔 건장한 암살자 2명이 알 마부의 방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암살 뒤 심장마비로 인한 자연사로 위장하기 위해 고혈압약을 놓아두는 용의주도함까지 보였다.

선불카드 수수께끼=수많은 정황 증거들은 이스라엘과 모사드를 배후로 가리키고 있다. 암살자들은 숙박과 항공편 등에 14장의 선불 현금카드를 썼다. 이 중 13장의 카드는 미국 뉴욕 금융사 페이오니어(Payoneer)가 아이오와주 메타(Meta) 은행을 통해 발행했다. 페이오니어 CEO 유발 타이(Tai)는 이스라엘 특수부대 출신이고, 페이오니어에 돈을 댄 투자사는 설립자가 이스라엘 군 정보부 장교 출신이다. 안보싱크탱크 스트랫포의 주장이다.

외교 마찰 확대=새 용의자들 가운데 3명이 자국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호주 정부는 격분했다. 스티븐 스미스 외무장관은 25일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해 "이스라엘 정부나 모사드의 소행으로 확인되면 이스라엘을 더 이상 친구로 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영국·아일랜드·프랑스·독일 등 다른 여권 위조 피해국들도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해 강력히 항의했으며, 자국 정보기관을 통해 수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