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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친해지는 미래의 아파트 빗물·태양·바람으로 움직인다

화이트보스 2010. 3. 1. 19:29

환경과 친해지는 미래의 아파트 빗물·태양·바람으로 움직인다

아파트에도 친환경 바람이 한창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아파트들의 경우, 친환경 마감재 시공과 대체 에너지 개발은 이제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 기존 아파트 단지들도 예외는 아니다. 단지 내 생태학적 조경을 들이고 에너지 절약운동을 펼치는 등 '아파트의 친환경화'에 발 벗고 나섰다. '친환경 기술'로 경쟁력을 갖춰가며 '친자연주의'로 거듭나고 있는 우리 지역 아파트들을 살펴봤다.

래미안 갤러리의 에너지 관리형 주방전시공간

기존 주거 단지, 에너지 운동&리모델링으로 친환경화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 이산화탄소(CO ) 발생이 감소해 지구온난화를 막고 덤으로 가계비 지출도 줄일 수 있다. 잠실 4동 진주아파트는 올 4월부터 10월까지 에너지연대와 녹색소비자연대가 주관하는 '전기 에너지 20% 줄이기 운동'에 참여해 큰 성과를 얻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정은 총 1507세대 중 100세대. 개별 스위치가 달린 멀티 탭을 지급 받은 후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전원을 차단해 1개월간 대기전력을 줄인 결과 참가자의 80% 이상이 전기 절약 효과를 봤다. 전년 동월 대비 1가구당 전기요금이 2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적게 나온 것. 김재금 부녀회장은 "냉장고를 수입 제품에서 에너지효율 1등급 국산 제품으로 교체한 가정은 한 달 전기요금이 10만원까지 줄었다. 전기밥솥을 압력밥솥으로 바꾼 집도 큰 효과를 봤다. 전기 절약 습관이 몸에 배고 나니 이제는 가족들이 더 열심"이라고 말한다.

래미안 갤러리 거실공간의 지능형 냉난방 시스템

아파트 단지 안에 주민들의 힘으로 자연을 불러들인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덕양구 화정동 옥빛마을 부영아파트는 2006년 환경연합에서 주는 '환경지킴이' 상을 받은 '환경 아파트'다. 5년간 100여 평의 공터에 감나무, 사과나무 등의 과실수와 구절초, 보리수, 참취 등의 다양한 야생초를 심어 가꾼 생태공원은 지렁이도 보이고 연못에서 개구리가 뛰놀 정도. 덕분에 신문사에서 주최한 환경아파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행신동 햇빛마을 대우코오롱아파트는 버려진 공간을 리모델링해 친환경 공원을 만들었다. 주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자연석과 천연 잔디를 깔아 만든 공원은 행신동의 명소가 되었다고. 주민들은 '건강도 챙기고 주민 화합도 할 수 있는 자연 공간이 생겨 기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2009 래미안 스타일 발표회 등 환경·에너지 생각한 기술개발 다양하게 선보여

GS건설 '자이'에 활용된 열병합발전시스템

한편, 건설사들은 친환경 아파트에 적합한 생태환경 조경과 친환경 마감재 도입, 에너지 시스템 개발에 한창이다. 삼성물산은 친환경 에너지 저감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최적화한 초저에너지 주거 공간 'E-큐빅'을 미래의 주거 트렌드로 제시한다. 태양광과 지열 에너지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발전유리, 소형배기 풍력 등의 대체 에너지 시스템, 소형 배기풍력 시스템으로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탄소제로' 주거 실현 기술, 자연 정화능력을 이용하고 에너지원으로 재가공하는 기술도 선보인다. 2009년 7월 입주예정을 앞둔 반포 래미안 단지는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1000여 평의 생태호수, 친환경 자재적용과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돋보인다.

대림산업의 옥상 태양광 발전시스템

대림산업은 2012년까지 진행할 친환경·저에너지 프로젝트로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는 'ECO-3L House(에코 3리터 하우스)'를 선보인다. 기존 대비 냉·난방 비용이 20~30%밖에 들지 않는 3리터 하우스기술은 e-편한세상 등의 단지 내 시설에서 상용화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냉·난방 에너지 50% 절감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라고. GS건설은 지상 녹지공간 및 건강산책로, 자연체험 놀이터 등 환경친화적인 단지조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전국에서 시공 중인 모든 '자이' 아파트에 벽지, 도배 풀, 온돌마루, 발코니 페인트, 목창호, 각종 가구류 등 마감자재에 대해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인증하는 HB마크 중 최고 수준인 최우수 등급의 자재만을 적용하고 있다. 동부건설의 센트레빌은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친환경성을 고려한 공간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대치 센트레빌은 테마형 생태조경 단지로 설계된 친환경 아파트로 입 소문난 곳. 생물친화 단지인 그린벨트와 에너지 친화 단지인 블루벨트로 나눠 꾸며진 조경 시설은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친환경 아파트 고르려면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인지 살필 것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는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공동 시행하는 제도로 지속 가능한 개발과 환경보전을 위한 정책이다. 건축법 제65조 및 친환경건축물 인증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크게 토지 이용 및 교통, 에너지·자원 및 환경부하, 생태환경, 실내환경'의 4개 분야로 나뉘어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아파트와 관련된 44개 항목의 인증지표에 따라 친환경성을 평가, 일정 수준 이상 도달시 친환경건축물로 인증한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친환경건축물 인증센터 송옥희 팀장은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배경이 깔려 있는 제도로 관상조경이 아닌 생태조경으로의 변화, 에너지 절감방안과 친환경 자재사용 등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단지들의 경우, 새집증후군 등의 증상을 거의 느낄 수 없고 입주민들의 경우 아토피 증상 등이 절대적으로 호전되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모든 면에서 만족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기에너지 20% 줄이기 운동’을 실천중인 잠실 4동 진주아파트.

송옥희 팀장은 친환경 아파트를 선택할 때 "친환경건축물로 인증받은 아파트는 인증서가 발급되고 건물 입구에 인증마크를 부착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친환경건축물 인증서를 교부받았는지, 인증마크가 부착되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광고나 홍보물에 친환경 아파트라고 소개하더라도 실제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받았는지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또한 눈에 보이는 화려함보다 내재되어 있는 친환경적 요소들의 가치를 잘 살펴서 진정으로 친환경적인 주거 공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글 이현진 기자 | 사진 이구희 객원기자 | 사진&자료 삼성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동부건설 제공 | 도움말 송옥희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친환경건축물 인증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