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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나물 `명이` 를 아시나요

화이트보스 2010. 3. 2. 16:44

황제나물 `명이` 를 아시나요
울릉도 특산물로 품귀현상…명이절임 한우 등심보다 비싸

제철을 맞은 울릉도 대표 산나물 `명이`가 극심한 물량 부족으로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울릉도 성인봉 자락 눈더미 속에서 자라는 명이는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알려지면서 `신선초`라는 예명까지 얻은 울릉도 특산물. 최근에는 비타민B 흡수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능성 식품ㆍ생약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효능도 효능이지만 명이가 `황제 나물`로 불리면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공급 물량 부족으로 금값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명이는 시중에서 보통 1㎏에 1만~3만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간장에 절인 명이(사진)는 백화점에서 1㎏에 6만~7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는 백화점에서 팔리는 한우(1등급ㆍ1㎏)보다 10%가량 더 비싸며 상추에 비하면 7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울릉도가 지난해 명이 판매로 벌어들인 돈만 100억원에 달할 정도다.

한때 울릉도 사람들만 먹던 명이는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 시내 한정식 일식 등 식당에도 등장했다. 신세계 등 일부 백화점 식품코너에서는 간장에 절인 명이를 판매하고 있다.

명이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울릉도를 방문하는 사람이 명이를 뿌리째 뽑아가는 사례가 빈발하자 최근 울릉군청은 채취 금지령을 내렸다.

일반 채소류와 달리 명이가 귀한 몸이 된 이유는 무엇보다 재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명이는 자연 분주에 의한 번식이 연간 2~3배밖에 증식되지 않고 재배해도 종자 파종에서 생채 수확까지 4~5년이 소요되는 등 번식률이 매우 낮다. 해발 700m 이상 고산지대와 울릉도 전역에서 자생했는데 1994년 울릉도에서 반출돼 현재 강원도와 지리산 등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명이는 품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울릉도 성인봉 자락 눈더미에서 자란 것은 통통하게 살이 찌고 잎이 커 상품(上品)으로 쳐주는 반면 내륙 야산에서 재배한 것은 가늘고 잎이 작아 상대적으로 값이 떨어진다.

산마늘이 학명인 명이는 눈밭에서 자라 이른 봄 올라오는 산나물로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 `명을 이어줬다` 해서 명이라 불린다. 일본에서는 수도승이 즐겨 먹는다 해서 행자(行者) 마늘이라고 하며 중국에서는 자양강장에 좋고 맛이 좋은 산채로 애호되고 있다.

명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비늘 줄기, 잎, 꽃 등을 다 쓴다. 이른 봄 3~6월까지는 어린 싹에서부터 잎이 굳어지기 직전까지 잎줄기 등을, 6~7월에는 꽃을 이용하고 뿌리와 비늘 줄기는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

명이는 독특한 맛과 향미, 풍부한 무기 성분과 비타민 등을 지니고 있어 봄철 연한 잎과 줄기를 생채로 이용하거나 무침, 절임, 튀김, 김치ㆍ염장 가공 등에 다양하게 이용한다. 생채쌈, 초무침, 나물 볶음, 국거리, 튀김, 샐러드, 장아찌, 조미료, 물김치 등 명이로 만들어내는 음식 종류도 다양하다.

명이 비늘 줄기와 잎은 구충, 이뇨, 해독, 감기 증상을 제거하고 자양강장, 정장, 피로회복, 감기, 건위, 소화 등에 효과가 있는 약초로 쓰인다. 미네랄과 비타민 함량도 많다.

맛은 달콤 쌉싸래하고 마늘처럼 아린 맛이 특징인데 주로 된장이나 고추장 양념에 무쳐서 먹거나 조금 오래 두고 먹으려면 간장에 절이면 된다. 특히 육류와 생선에 잘 어울린다.

일본에서도 자양강장 건강식품으로 소비가 크게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급량이 크게 부족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칠화 신천지영농조합 사장은 "눈 속에서 자라는 명이는 기후 때문에 재배하기 쉽지 않지만 수요가 늘면서 요즘에는 당진, 지리산, 강원 일부 지역에서 재배하는 곳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농협에서도 올봄 명이가 출하되면 유통에 나설 계획이며 이마트는 3월 중순~말께부터 명이를 판매할 예정이다.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