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브랜드 실버스타와 릴랜스의 홍콩 사무실 창고에서 김운영 사장이 주방용품을 설명하고 있다. / 홍콩=이항수 특파원
홍콩의 북서쪽 취안완역 근처 '시티스토어(千色)' 백화점 3층의 주방용품 매장.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왼쪽으로 방향을 틀자 쌍둥이 칼로 유명한 독일의 헹켈과 베른데스, 일본의 스모스, 미국의 메이어, 프랑스의 테팔, 이탈리아의 라고스티나 등 세계적인 주방기기 제품들이 즐비했다.
이곳엔 한글이 쓰인 한국산 주방용품도 매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었다. 홍콩 교포 김운영(55) 사장이 광둥(廣東)성의 장먼(江門)과 한국의 공장에서 만들어온 한국 브랜드 실버스타(Silverstar)와 릴랜스(Relance), 한국에서 수입해 온 락앤락(Lock & Lock)과 글라스락(Glass Lock), 한국도자기 등이다.
지난 7일 이 매장에서 만난 김운영 사장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홍콩 시장의 90% 이상을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장악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브랜드들이 선전하면서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플라스틱과 유리, 스테인리스, 도자기 등으로 만든 밀폐용기 분야는 한국의 락앤락과 실버스타(릴랜스 포함), 글라스락 등 3대 메이커의 판매량이 홍콩의 백화점과 하이퍼마켓 등 고급 시장의 50% 이상을 점령했다는 것이다.
또 음식을 튀기고 끓이는 쿠킹웨어 분야는 실버스타(릴랜스 포함)가 선두라고 한다. 김 사장은 "홍콩의 30여개 백화점에서 독일·일본·영국·프랑스·스위스·미국·이탈리아 제품과 혈전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각 백화점별로 실버스타 제품이 1~2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찻잔과 접시, 스푼 등 테이블웨어 분야는 영국의 로열달튼과 웨지우드, 일본의 노리다케와 니신 등에 밀려 한국산이 아직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