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과감하게 권한 주면 직원들이 춤을 춥니다”

화이트보스 2010. 3. 13. 09:41

과감하게 권한 주면 직원들이 춤을 춥니다”

 
2010-03-13 03:00 2010-03-13 07:30 여성 | 남성
■ 인도 최대 정보통신사 ‘바르티’ 이끄는 미탈 회장

“실수땐 치명적 손실낼 정도로 책임 부여했더니 ‘생산성’ 쑥쑥
GE같은 지속성장 기업 만들것”



 인도 정보통신 회사인 바르티 엔터프라이즈의 수닐 바르티 미탈 회장은 ‘제2의 제너럴일렉트릭(GE)’을 꿈꾸고 있다. 바르티는 1992년 제대로 된 학위와 경력을 갖춘 직원이 2명에 불과한 인도의 2류 기업이었지만 기업가 정신을 토대로 시가 총액 50조 원의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진 제공 이곤젠더
단돈 50만 원을 빌려 시작한 자전거 부품업체를 불과 20여 년 만에 시가총액 50조 원대의 거대 기업으로 키운 인물이 있다. 인도 최대 정보통신 회사인 바르티 엔터프라이즈의 수닐 바르티 미탈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비결이 뭘까. 미탈 회장은 주저 없이 자신과 직원들의 투철한 기업가정신을 꼽았다. 그는 화려한 ‘스펙’보다 신사업에 도전해 부와 명예를 움켜쥐길 열망하는 직원들을 채용하고 이들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줘서 강한 주인의식을 불어넣었다.
1992년에만 해도 그의 회사는 규모가 5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직원 중에 적절한 학위와 좋은 경력을 갖춘 ‘전문가’는 2명뿐이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업을 추진할 때는 입찰 서류 작성부터 허가를 받는 과정까지 모두 외부 전문가를 활용했다. 사업 허가를 받은 후에 새로운 팀을 꾸렸다. 미탈 회장은 “당시 우리같이 작은 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일류 대기업을 그만둘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2류 기업 출신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일단 우리와 함께 일하고 난 후 직원들의 충성심은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높은 충성심은 과감한 권한이양에서 비롯됐다. 엄청난 수준의 권한이양은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열정으로 이어졌다. 그는 “직원이 실수하면 회사가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직원들은 자신의 직위에 비해 훨씬 더 책임감 있는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내가) 회사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 흔한 스톡옵션 같은 인센티브조차 없었지만 이직률은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 계획적 전문성을 갖춘 조직으로 변신 중

미탈 회장은 4년 전쯤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함께했던 이사진 80여 명을 모아놓고 “지금 떠나라. 여러분 중 일부는 지금부터 우리 기업이 가려는 곳으로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끊임없이 개선과 발전을 원하는 기업에서 버틸 수 있겠는가? 거대한 기업에서 일할 자신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바꾸기 위해선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던 이 회사는 규모가 커지면서 시스템을 중시하는 대기업 조직으로 변해갔다. 미탈 회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문적이고 계획적으로 운용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회사가 둔하고 관료적인 조직으로 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탈 회장은 “지금 우리는 유연하고 신속하다”며 “불꽃이 일면 이를 키울지 끌지 바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우리가 가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몰려드는 인재를 잘 가려내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게 최대 관심사로 변했다.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그는 연봉, 스톡옵션 같은 조건 외에 △의사결정 권한 △회사 비전 결정 참여 및 선택 권한 등을 부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 “길이 남을 위대한 유산 만들고 싶다”

미탈 회장은 부와 리더라는 자리에 대한 갈망이 자신을 이끌어온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엔 부의 축적이 목표였으나 10여 년 전부터는 사회에서 지도적 위치에 오르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지배구조, 직위 승계, 조직 구조 설계 및 안정, 사회 환원 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기업 이미지 제고나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사회 환원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탈 회장은 “내가 하고 싶고, 또 옳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사회 환원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한 세대 만에 엄청난 성공을 거둔 만큼 사회에 더 큰 보답을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인이라면 그 기업이 사회에 충분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 항상 살펴볼 필요가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 기회도 생겨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탈 회장은 지난해 인도경제인연합회 의장을 맡았다. 공공분야에 진출해 봉사하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가는 마약중독자와 같아 항상 더 짜릿한 사업을 찾아 헤맨다”며 “직원들에게 점진적으로 권한을 넘겨주고 공공 부문에서의 활동을 강화해 새로운 짜릿함을 얻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GE처럼 올바른 절차를 제도화하고 탄탄한 조직을 구축해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미탈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길이 남을 위대한 유산을 만들어 놓고 회사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20여 년 만에 ‘꿈’을 이룬 미탈 회장은 “사람들의 능력을 키워주는 바르티의 근무 환경은 다른 세계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모범 사례”라며 “이런 점을 생각해볼 때 더는 뭘 바라겠나”라고 덧붙였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글로벌 인사 컨설팅사인 이곤젠더인터내셔널은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미탈 회장을 인터뷰해 그 내용을 자사 매거진 ‘포커스’에 실었다. 미탈 회장은 “지금과 같이 탄탄한 기반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제2의 제너럴일렉트릭(GE)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사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3호(3월 15일자)에 실려 있다.

○ 과감한 권한 부여가 주인의식 일깨워

미탈 회장은 “처음 창업할 때 무언가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신념만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뭘 만들지,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주변에선 이제 그가 모든 것을 다 이뤘다고 말하지만 그는 “우리는 지금껏 훌륭한 건물을 짓기 위한 기반을 다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