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T의 전설` 서해에서 잠들다
매일경제 | 입력 2010.03.30 21:04 | 수정 2010.03.31 07:11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광주
대한민국 군의 '살아 있는 전설'이 순직했다.
국방부는 30일 오후 3시 20분께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작업하던 해군특수전여단(UDTㆍUnderwater Demolition Team) 요원 한주호 준위(53ㆍ준사관 41기)가 수중 작업 도중 실신해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미군 구조함인 살보함으로 후송됐으나 치료 중 오후 5시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 1명도 수중 작업 중 실신했다.
한 준위는 이날 오전 함수 부분 함장실에 실내 진입을 위한 인도용 밧줄을 설치한 팀에 속해 있었으며, 현장의 강한 유속과 높은 수중 압력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구조작업을 실시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천안함 탐색ㆍ구조작업을 펼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UDT 잠수요원 한 준위는 평생을 군과 함께했다.
한 준위는 수도공고를 졸업한 뒤 18세인 1975년 2월 하사로 입대해 준위에 이르기까지 35년간 군복만 입었다. UDT와 일평생을 같이해 특수전여단에서 '베테랑 특수전의 전설'로 불렸다. UDT 내 최고의 수중파괴 전문가로 통한다.
경력도 화려하다. 미 해병단기과정 수료, 대테러담당 폭발물처리대 중대장, UDT/SEAL 소대장, 특수전 고급과정 1등 등을 거쳤다.
특수전여단 교육훈련대에서도 18년간 교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다보니 현재 UDT 대원 가운데 한 준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30일 저녁 다음에 개설돼 있는 해군특수전여단 카페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기도와 안타까움 등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그의 인품을 말해준다.
자신을 서울 답십리에 살 때부터 단짝 친구라고 소개한 민원기 씨는 "30일자 매일경제신문 4면에 나온 사진을 보고 이 친구가 백령도에 올라온 것을 알았다. 그래서 오늘 아침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는데 그러다보니 내 부친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랐다. 집안이 어려워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군에 들어가다보니 정말 군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애통해했다. 한 준위와 민씨 등과 '삼총사'를 이루며 의형제를 맺은 안병렬 씨도 "한 준위 형님 집이 서울 수색에 있는데 지난 설에 상경했기에 만나서 소주 한잔 했다"며 "소말리아에 가서 해적들을 퇴치하는 영상도 보여주고 그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UDT특임사업단(UDT동지회) 부단장 송호창 씨(53)는 "순직하신 한 준위는 내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UDT 4기수 선배"라며 "오늘 오후 함수 모든 객실을 찾겠다고 내게 말했었는데 이렇게 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준위는 지난해 3월 청해부대 1진으로 문무대왕함을 타고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으로 갔다. 총 7차례에 걸쳐 해적을 퇴치했으며, 특히 해적 공격 시 해적선에 직접 승선하는 용맹함을 보이기도 했다.
문무대왕함에 탄 파병 장병 중 최연장자였다. 당시 한 준위는 "군인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임무다. 나라가 여러모로 어려운데 이번 파병이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에서 국내 선박 수송 및 해적 퇴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한 준위는 50대 초반의 나이지만 체력은 20대 장병들과 팔씨름을 해도 이길 정도로 탁월했다. 평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겠다"며 체력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83년 결혼한 부인과의 금슬도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 파병 직전에는 부인과 소줏잔을 기울였다고 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김상민 기자 / 이유섭 기자 / 백령도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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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30일 오후 3시 20분께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작업하던 해군특수전여단(UDTㆍUnderwater Demolition Team) 요원 한주호 준위(53ㆍ준사관 41기)가 수중 작업 도중 실신해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미군 구조함인 살보함으로 후송됐으나 치료 중 오후 5시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해군 해난구조대(SSU) 요원 1명도 수중 작업 중 실신했다.
↑ 고 한주호 준위(빨간 원)가 해군특수전여단(UDT) 요원 등 수색대원들과 함께 백령도 인근 천안함 침몰 해상으로 수색작업을 나가기에 앞서 고무보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지난 29일 오후 촬영됐다. <백령도/김호영 기자>
한 준위는 수도공고를 졸업한 뒤 18세인 1975년 2월 하사로 입대해 준위에 이르기까지 35년간 군복만 입었다. UDT와 일평생을 같이해 특수전여단에서 '베테랑 특수전의 전설'로 불렸다. UDT 내 최고의 수중파괴 전문가로 통한다.
경력도 화려하다. 미 해병단기과정 수료, 대테러담당 폭발물처리대 중대장, UDT/SEAL 소대장, 특수전 고급과정 1등 등을 거쳤다.
특수전여단 교육훈련대에서도 18년간 교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다보니 현재 UDT 대원 가운데 한 준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30일 저녁 다음에 개설돼 있는 해군특수전여단 카페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기도와 안타까움 등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그의 인품을 말해준다.
자신을 서울 답십리에 살 때부터 단짝 친구라고 소개한 민원기 씨는 "30일자 매일경제신문 4면에 나온 사진을 보고 이 친구가 백령도에 올라온 것을 알았다. 그래서 오늘 아침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는데 그러다보니 내 부친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랐다. 집안이 어려워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군에 들어가다보니 정말 군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애통해했다. 한 준위와 민씨 등과 '삼총사'를 이루며 의형제를 맺은 안병렬 씨도 "한 준위 형님 집이 서울 수색에 있는데 지난 설에 상경했기에 만나서 소주 한잔 했다"며 "소말리아에 가서 해적들을 퇴치하는 영상도 보여주고 그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UDT특임사업단(UDT동지회) 부단장 송호창 씨(53)는 "순직하신 한 준위는 내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UDT 4기수 선배"라며 "오늘 오후 함수 모든 객실을 찾겠다고 내게 말했었는데 이렇게 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준위는 지난해 3월 청해부대 1진으로 문무대왕함을 타고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으로 갔다. 총 7차례에 걸쳐 해적을 퇴치했으며, 특히 해적 공격 시 해적선에 직접 승선하는 용맹함을 보이기도 했다.
문무대왕함에 탄 파병 장병 중 최연장자였다. 당시 한 준위는 "군인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임무다. 나라가 여러모로 어려운데 이번 파병이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에서 국내 선박 수송 및 해적 퇴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한 준위는 50대 초반의 나이지만 체력은 20대 장병들과 팔씨름을 해도 이길 정도로 탁월했다. 평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겠다"며 체력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83년 결혼한 부인과의 금슬도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 파병 직전에는 부인과 소줏잔을 기울였다고 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김상민 기자 / 이유섭 기자 / 백령도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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