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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세수 주는데 씀씀이 눈덩이…인천 빚 8천억 ↑

화이트보스 2010. 4. 7. 17:22

지자체, 세수 주는데 씀씀이 눈덩이…인천 빚 8천억 ↑

매일경제 | 입력 2010.02.01 04:03 | 수정 2010.02.01 07:15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인천

 




◆지자체 재정위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이 없어 직원 월급은커녕 가로등 전기료도 주지 못할 형편이 되는 등 심각한 '재정대란'에 빠져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올해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경비가 356억원이나 된다. 구청 직원 인건비도 511억원 중 348억원만 예산에 반영됐다. 이대로 가면 9월 이후에는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직원 월급도 문제지만 돈이 없어 가로등 전기료도 다 못 줄 판이다.

부산시 남구도 올해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경비가 146억원에 달한다. 노인연금 20억원, 저소득층 보육료 9억원도 반영하지 못했다.

문제는 재정 악화가 이들 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구 부산 광주 인천 등 전국 광역시의 대부분 자치구가 비슷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재정대란'이라고 부를 만하다.

◆ 중앙정부 지원 쪼그라들어
= 지방자치단체의 세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 관련 세금이다. 아파트 등을 사면서 내는 취득세와 등록세, 보유세인 재산세 등이 지자체의 주 수입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경기 회복에도 주택 거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부동산 관련 세금도 예상보다 훨씬 덜 걷혔다. 2008년 2조원이 넘었던 종부세액은 지난해 1조원가량으로 줄었다.

세수는 부족하지만 쓸 곳은 갈수록 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 대책 등 영향으로 노인연금, 영유아 보육료 등 복지 비용은 갈수록 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중앙정부의 부동산교부세 지원 규모가 줄고, 재산세 등 자체 세수가 급감한 것은 물론 사회복지비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점이 이런 재정대란을 불러일으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오재일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정부가 재정을 지방에 넘길 때 완벽한 것을 갖추고 하려면 일이 되지 않는다"면서 "과감히 재정권을 넘기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 지방 재정위기 악순환
= 재정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지자체가 선택할 길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빚'이었다. 인천시의 지난해 말 채무잔액은 2조3000억여 원에 달한다. 2008년보다 8000억원가량 늘었다. 올해도 5000억원 가까운 지방채를 발행하면 빚은 2조7000억원까지 늘어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 취득ㆍ등록세 등이 시의 예상보다 훨씬 덜 걷혔다. 더구나 2014년 치러지는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과 지하철 등을 짓는 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다른 지자체 사정도 그리 낫다고 할 수 없다.
전남은 2008년 말 1500억원이던 빚이 1년 새 3배로 늘어 지난해 말 4600억여 원에 달했다. 경남 광주 충남 대전 강원 등 대부분 지자체의 작년 지방채 발행액이 전년 대비 몇 배씩 늘었다. 인구가 60만명에 못 미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빚은 7500억원에 달한다. 도민 1인당 빚이 100만원을 훨씬 넘는다.

박준복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정책위원장은 지방 재정 위기의 악순환 원인으로 정부의 감세 정책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지방 교부금 감소 등을 들면서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기초단체 세원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상황에서 국비 부담이 늘어나니 당연히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까지 온 것"이라며 "지방소득세ㆍ소비세 부활로 3700억원 정도의 세수가 증가하는 인천시의 경우 다른 광역단체의 재정교부율(52~70%)과 비슷하게 지원하면 기초단체당 30억~70억원의 세수가 증가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 각종 국제대회 예산 '블랙홀'
= 지자체들이 방만한 투자로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내세워 강원도개발공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대규모 휴양시설 '알펜시아 리조트'는 미분양과 빚더미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업비는 갈수록 늘어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강원도가 100% 출자한 회사지만 도의 부채 통계에는 공사 빚이 빠져 있다. 알펜시아 사업으로 말미암은 빚 6000억여 원과 도 부채를 합치면 1조원을 훨씬 넘는다. 제주시에는 객석 수가 총 1000석이 넘는 제주문예회관이 있지만 시는 1184석 규모의 대극장을 갖춘 '제주아트센터'를 새로 짓고 있다.

지자체가 앞다퉈 추진하는 국제대회는 예산 투입의 또 다른 '블랙홀'이 되고 있다. 인천시가 올해 새로 얻는 5000억원가량의 빚 중 3000억원이 넘는 돈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립비로 쓰인다.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건립한 호화 청사는 '소 귀에 경 읽기' 격으로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동민 기자 / 박진주 기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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