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천안함 침몰사건을 계기로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이른바 ‘제복 입은 사람들’의 노고와 값진 희생을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3회 기획 시리즈(4월 7∼9일자 보도)에 대한 반향이 뜨겁다. 일반 국민은 ‘잊고 지내서 미안하다’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제복 입은 사람들은 ‘큰 힘이 됐다’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답했다.
천안함 침몰로 우리는 다수의 사병을 잃었다. 2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고 44명은 아직도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갇혀 있다. 해군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소속의 한주호 준위는 자진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순직했다. 그들은 우리를 대신해 국가 안보의 최일선을 지키다 뜻밖의 재앙을 당한 희생자들이다. 이들의 고결한 희생과 헌신을 망각한다면 이 나라의 국민 될 자격이 없다.제복 입은 사람들은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 재산을 지키는 소임을 맡은 사람들이다. 군인 경찰 소방관 같은 사람들이 안보와 치안 그리고 방재(
防災) 일선에서 불철주야(
不撤晝夜) 책무를 다해야만 국가가 탈 없이 굴러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대접은 선진국에 비교하면 낯 뜨거울 정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있는가. 제복 입은 사람들이 존경받지 못하는 풍토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도 정신적 육체적 상처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침몰 당시의 악몽과 실종 동료들에 대한 안타까움, 자신만 살아남은 듯한 미안함이 겹쳐 극심한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장병들도 있다. 생존 장병들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서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 정황이 뒤늦게 알려지고 있다. 침몰 함정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는 미처 탈출하지 못한 동료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구명정을 남겨두었다. 군인정신의 귀감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