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한명숙 前총리에 직접 돈 줬다"

화이트보스 2010. 4. 13. 10:16

한명숙 前총리에 직접 돈 줬다"

  • 2006년 12월 20일 한 前 총리 점심 상대·저녁 상대

    입력 : 2010.04.12 23:02

     
    한명숙 전 총리가 2006년 12월 20일 공관(公館)에서 점심에는 자신에게 인사청탁조로 5만달러를 줬다는 혐의를 받은 곽영욱대한통운 사장과, 저녁에는 자신에게 9억여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업자 한모씨와 각각 식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날의 점심 상대와 저녁 상대가 한 전 총리를 둘러싼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얽혀있는 인물들이다. 5만달러 수수 혐의는 9일의 1심(審)재판에서 무죄가 났지만 오찬 사실 자체는 법원도 인정했다. 만찬 사실 역시 검찰이 참석자들을 소환해 확인했고 한 전 총리측도 시인했다.

    국무총리는 보통 하루에 10여건의 공식·비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20일 하루 공식 일정만 국정조정회의, 미군(美軍) 위문, 저출산대책회의, 공관 오·만찬 등 5건을 가졌다. 이날 총리 일정 5건 가운데 2건이 지금 '검은돈' 수수 의혹과 관련돼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아무나 총리를 만나고 싶다 해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아무나 총리와 함께 식사하고 싶다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공관 식사는 경호와 보안 때문에 정문 경비대에 참석자 차량번호와 운전자 이름까지 미리 알려야 하는 엄격한 행사이다. 따라서 총리가 공관 식사에 초대했다면 공적(公的)으로 그럴 만한 무게가 있는 인사(人士)이거나 아니면 사적(私的)으로 친분이 매우 두텁고 뭔가 특별한 사정이 있는 인사로 보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한 전 총리측은 그날 오찬에 대해선 "(동석했던) 정세균 당시 산자부장관 퇴임 송별연에 정 장관과 동향(同鄕)인 곽씨를 함께 초대했을 뿐"이라고 해명해 왔다. 또 그날 만찬에 대해선 "연말 연초에 이런저런 이유로 아는 사람을 못 만날 이유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오찬 상대인 곽씨는 당시 석탄공사 사장직에 응모한 '민원인'이었다. 석공(石公) 사장 추천권은 동석했던 산자부 장관이 갖고 있었다. 곽씨는 점심이 있고 얼마 후 결정된 최종 후보 3배수 안에 올랐고, 나중에 산자부 산하 한국전력의 자회사 사장에 임명됐다.

    만찬에 초대받은 세 명은 모두 건설업자였고, 그 중 두 사람은 당시 국회의원을 겸하고 있던 한 전 총리의 지역구(경기 고양) 내 업자였다. 건설업자들이 '요주의(要注意) 대상'이라는 건 정치 초보생(初步生)도 안다. 호의(好意)를 베푸는 척하지만 그 호의에는 '민원 부탁'이라는 꼬리가 달려있기 십상이어서 관가(官街)에서는 사무관급(級)만 돼도 만나기를 꺼리거나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무총리는 연말이고 아는 사이라 해서 그런 사람들을 공관에 초청해 식사를 해도 될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이게 이상하지 않다고 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역대 어느 총리가 대한민국 총리공관에서 같은 날 이런 오찬, 이런 만찬을 했겠는가.

    [오늘의 사설]
    [사설] 검찰, 한 前 총리 새 수사는 지방선거 뒤 하는 게 순리다
    [사설] 義人 금양호 가족들 "하루 한 번 수색 브리핑이라도"
    [인사이드 조선닷컴] 한명숙 전 총리 1심 무죄 네티즌 반응

    이명진 기자 mj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류정 기자 well@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10.04.13 02:52

검찰, 한신건영 대표 진술 확보… 현금·달러 등 9억여원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9억원 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12일 한신건영 대표 한만호(49·수감 중)씨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직접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후보로 나선 한 전 총리 본인에게 직접 수차례에 걸쳐 현금과 미화 20여만달러를 포함해 9억원가량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는 2008년 한신건영이 부도나면서 한씨가 채권자와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회사 직원들에게 몰리게 되자 9억원 가운데 2억원은 자신의 측근인 김모(여)씨를 시켜서 반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신건영 직원들은 김씨가 가져온 2억원을 받아서 회사에 입금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으며 검찰은 관련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한 전 총리가 곽영욱대한통운 사장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오찬을 가진 날인 2006년 12월 20일 한만호씨와 경기 고양시의 C건설 배모 회장, P그룹 백모 회장 등 3명과 만찬을 함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백 회장과 배 회장을 최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당시 만찬 경위 등을 조사했다.

만찬 참석자들은 "만찬 자리에서 한 전 총리가 '한만호씨는 건실한 기업인'이라고 치켜세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백 회장은 검찰에서 '만찬 이후 한씨가 건설공사에 참여하게 해달라며 두 차례 찾아 왔지만 자금력이 떨어지는 회사여서 거절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곽영욱씨에게 5만달러 뇌물을 받았다는 사건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12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사이드 조선닷컴] 한명숙 전 총리 1심 무죄 네티즌 반응
[핫이슈] 한명숙 前총리 수뢰혐의 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