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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 시절 갔다" 잠못드는 은행원

화이트보스 2010. 4. 13. 14:31

好 시절 갔다" 잠못드는 은행원

아시아경제 | 이현정 | 입력 2010.04.13 13:53 | 수정 2010.04.13 14:01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연봉삭감·구조조정 태풍· 연수시간 확대·직원교육 강화....'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은행원들의 현주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폭 삭감된 월급은 올해도 쉽게 오르기 힘들 전망이다.

여기에다 금융권 인수합병(M & A) 가시화로 대규모 구조조정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직원들은 고강도 직원교육 프로그램을 견뎌내야 하는 등 치열한 '생존전략'을 펼칠 수 밖에 없게 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임금을 올리지 못한 은행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 3.7% 인상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이 조차도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들 전망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올해에도 임금을 동결할 경우 전체 직원의 반발과 사기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최대 30% 이상 삭감한 신입사원 연봉도 원상회복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용자측은 임금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 상황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데다 여전히 은행들의 임금수준이 높다는 인식으로 올해도 동결쪽으로 무게가 실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노조가 대기업(5%이상)에도 못미치는 인상률을 제시한 것은 결국 동결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반영한 수준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내달이면 우리은행 민영화에 따른 금융권 M & A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감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 은행직원은 "직원들끼리 모이면 'A은행보다 B은행과 합병하면 4000명은 더 잘린다더라' 등 구조조정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며 "그동안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며 견뎌내온 20년차 이상 직원들이 가장 불안해 한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각 은행들이 직원 연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면서 동료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KB국민은행은 13일 임원부터 계약직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선택받은'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연수체계인 'KB금융아카데미'를 개설한다. 서바이벌 방식으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심화과정 이수자 중 우수직원에 인사 등 각종 우대가 주어진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과장급 이상과 부부장 이상의 연수시간을 각각 20시간씩 늘리고 책임자급에게도 직무평가를 실시해 인사고과에 반영키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달 그룹사 처음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리스크관리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7일 이상의 학습과 자기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세븐데이 룰(7-DAY Rule)' 과정을 도입해 학습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차휴가를 10일 이상 의무사용 하라고 하는데 갈수록 얇아지는 월급봉투를 보면 쉬면서도 맘이 편하지 않다"며 "올해 금융권 지각변동으로 판이 어떻게 짜여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치열함 만이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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