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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버블제트' 인가] 떨어져나간 절단면 ' >< ' 형태… 직접 맞은 것 아니

화이트보스 2010. 4. 26. 09:42

왜 '버블제트' 인가] 떨어져나간 절단면 ' >< ' 형태… 직접 맞은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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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26 02:56

파공·그을음·녹아내린 흔적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어뢰·기뢰 직접 안맞은 증거
근접폭발, 물기둥 안보일 수 있다…
“선체와 가까운 곳에서 폭발하면 물기둥이 작게 옆으로 퍼질 수도”

24일 인양된 천안함 함수 절단면을 관찰한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버블제트 효과"라고 입을 모았다. 어뢰나 기뢰가 함정을 직접 타격하지 않고 함정에 닿지 않은 채 폭발해야 나타나는 절단면 형상이란 것이다.

버블제트가 '모래시계' 절단면 만들어

전문가들은 지난 15일 인양된 함미와 이번에 인양된 함수를 함께 놓고 봤을 때 절단 부위의 위(갑판)와 아래(함저·艦底)는 많이 떨어져 나간 반면 중간 부분은 상대적으로 덜 떨어져 나간 모래시계 형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창두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천안함을 옆에서 보면 모래시계 모양으로 파손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며 "이는 가스버블(거품)에 의해 배가 위아래로 꺾이며 윗부분인 갑판과 아랫부분인 함저의 철판들이 견디는 힘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워터제트(물대포)가 강타해 이 부위를 날려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뢰나 기뢰가 수중에서 폭발하면 강력한 충격파와 함께 고압의 가스버블(거품)이 발생한다. 우선 물로 전파된 충격파가 함저를 때려 손상을 주고, 이와 거의 동시에 거대한 버블이 배 아래서 팽창→수축→재팽창→붕괴 과정을 거치며 함정 허리 부분을 들어 올렸다 처지게 한다. 이때 함정의 위(갑판)와 아래(함저) 철판들은 균열과 함께 심하게 손상된다.

마지막 순간에 버블은 깨지면서 주변의 물을 급속히 빨아들이는데 이 물이 물대포처럼 솟아오른다. 위아래로 꺾이며 강도를 상실한 천안함의 철판이나 갑판 위 연돌(연통)도 이때 물대포에 휩쓸려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지를 누르시면 큰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안함이 어뢰나 기뢰에 직접 맞았다면 지금과 같은 절단면 형상이 나올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더구나 직접 맞았다면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할 파공이 발견되지 않았고, 직접 타격의 또 다른 증거인 내외부 그을음이나 녹아내린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함저에 커다란 충격이 가해졌다는 사실도 배를 직접 겨냥해 쏘는 직주(直走)어뢰일 가능성을 희박하게 한다. 국내 수중폭발 분야 전문가인 국책연구소의 A연구원은 "직주어뢰가 함저를 때리려면 아래서 위로 솟구쳐야 하는데, 내가 알기로 그런 어뢰는 없다"고 했다.

좌우 비대칭도 버블제트 때문

천안함 침몰사고를 조사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은 25일 "(천안함의) 좌현은 3.2m, 우현은 9.9m가 유실됐다"고 해 "함미 바닥 좌측에서 큰 힘이 작용해 우측에 파손이 생겼다"는 지난 16일 발표내용을 재확인했다.

충격은 왼쪽 아래에서 왔는데 파손은 오른쪽 위가 더 심하게 나타나는 일견 모순적인 현상에 대해 장창두 교수는 "고무지우개를 꺾는 것을 연상해보라"고 했다. 길쭉한 직육면체 모양의 지우개 양끝을 고정시킨 채 허리 부분 아래쪽 모서리에 힘을 가하면 반대편 위쪽 모서리부터 죽 찢어져 결국 두 동강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란 것이다.

천안함의 경우도 수중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가스버블이 좌현 하부를 강타해 반대편 모서리인 우현 상부에 큰 파손이 발생한 것이라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물대포는 그때그때 달라

25일 윤덕용 공동단장은 "버블제트를 지금까지 연구한 분들의 의견은 버블제트의 양상이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물기둥 형태로 위쪽으로 나갈 수도 있고 옆으로 나갈 수도 있고 수중의 깊이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블제트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물기둥이 수면 위로 솟구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 단장은 "특히 선체와 가까운 곳에서 폭발했을 경우에는 물기둥이 작게 옆으로 퍼지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적으로 수중폭발이 나면 폭발 당시 충격파가 나타나고 1~2초 후에 버블제트가 생기는데 폭발점이 선저에 가까울수록 1차 폭발 효과가 커지고 2차 버블 팽창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아진다"면서 "반대로 (폭발점이 선저에서 멀면) 버블제트 효과는 커지고 폭발 초기의 충격파 효과는 작아진다"고 덧붙였다.이는 버블의 크기가 수심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버블은 폭발 지점에서부터 함정이 떠 있는 수면 부근까지 팽창하기 때문에 폭발 수심이 얕으면 버블은 작아질 수밖에 없고 물대포 위력도 약해진다.

박정이 공동단장도 "(물기둥은) 어느 정도의 폭발력이 어느 정도 수심에서 이뤄졌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며 "조사단은 수중에서 발생하는 폭발 유형, 수중충격에 따른 선체구조 분석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