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 70여척 보유 "탐지 가능성 50% 미만"
북한은 지난 10~20년간 남한에 없거나 상대적으로 우세한 '비대칭(非對稱) 전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그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잠수함 전력이다. 북한은 현재 로미오급(1830t급) 20여척, 상어급(330t급) 20여척 등 총 70여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잠수함은 그 동안 ▲구식인데다 소음이 심해 탐지가 쉽고 ▲서해안은 수심이 얕아 침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이런 판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
군 안팎에선 실제 우리 군의 대잠(對潛) 능력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초계함급 이상 전투함과 10여척의 잠수함, P-3C 해상초계기 등이 잠수함 탐지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북한의 잠수함 전력 전반을 무력화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김장수 전 국방장관은 최근 "(적 잠수함) 탐지 가능성이 50% 미만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우리 수상 전투함에 치명적인 기뢰전 능력도 대폭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작년 초 주한미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기뢰전 능력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사건 초기 침몰의 원인으로 적의 기뢰가 등장했던 것도 우리 군의 기뢰를 탐색하고 제거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비대칭 무기로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등을 빼놓을 수 없다. 북한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위력이 비슷한 핵무기를 6~8개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또 2000~5000t의 화학무기(세계 3위)와 10여종의 생물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화학무기 1000t이면 한반도에서 4000만명을 살상(殺傷)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휴전선 일대에 배치돼 서울 등 수도권을 노리고 있는 장사정포(170㎜ 자주포·240㎜ 방사포) 350여문과 스커드와 노동 등 1000여발의 탄도미사일도 큰 위협이다. 북한 장사정포가 불을 뿜을 경우 불과 1시간 만에 서울 시민 10만명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다.
북한은 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인 18만명의 특수전 병력을 갖고 있는데, 이들 병력은 저공을 비행하는 AN-2 비행기와 헬기, 잠수정,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언제든 남한 후방에 침투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군은 F-15K 등 최신예 전투기와 이지스 구축함, K-9 자주포 등 막강한 최첨단 전력과 미군 등과의 연합 전력으로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사전에' 또는 '초기에' 무력화하거나 제압한다는 작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비대칭 전력은 이러한 재래식 전력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비대칭 전력에 대한 특화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비대칭 전력
상대방 강점은 피하면서 취약점을 최대한 공격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력. 일반적으로 첨단·재래식 전력에 대항하는 대량살상무기나 게릴라전 수단 등을 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