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음 부동산 방에서는 참으로 생소한 논쟁이 오가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소모품이지 부동산이 아니다.
단독주택만이 영원한 부동산이다.
아파트는 폭락해도 단독주택은 조금도 하락하지 않는다.
단독주택은 그 희소성으로 가격이 급등할 것이다.(윤상원님)
단독주택 중에서도 전원주택이 최고다.
폭락론자들은 대부분 단독주택을 예찬하고 있습니다.
외국에는 아파트가 공공임대용 외에는 별로 없고, 대부분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는 거의 대부분 슬럼화가 되어있다.
30년후에는 정부가 강제철거하여 재건축한다.
그러나 외국의 공공임대 아파트는 한국의 아파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오래된 상가건물과도 같은 외모에서부터 가운데 복도를 통해서 양측 출입구가 마주보고 있으며,
내부에 들어가봐도 도배도 없이 그냥 시멘트벽 그대로든지 퍼런 뺑끼칠을 해놓은
살벌한 모습일 뿐 아니라, 마당도 거의 없이 삭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상가건물과 뒤섞여 있는 경우도 많아 얼핏 보면 아파트인지 뭔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의 아파트는 일단 대규모 단지여서 주거지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게 해줍니다.
즉 외국처럼 상업지역과 혼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슬럼화될 수가 없습니다.
또 나무들도 많이 심어져 있고, 화단과 놀이터, 정자, 노인정들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산책로도 있고, 소규모이긴 하지만 조그만 공원들도 군데군데 산재해있어
삶의 질이란 면에서 외국의 공공 임대아파트와는 비교 불가입니다.
거의 모두 아파트가 남향이라 채광도 잘되고, 집의 양측으로 창문이 터져있어 환기도 잘됩니다.
그 덕분에 냄새가 잘 빠져서 외국 아파트처럼 퀴퀴한 냄새도 나지 않죠.
또 임대 보다는 자가 비율이 높으니 내부에는 각자 개성대로 멋진 인테리어도 하고 있습니다.
이름만 같은 아파트지 한국의 아파트와 외국의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존재입니다.
얼마전 밴쿠버에 갔다왔는데, 5년전에 갔을 때와는 많이 다릅디다.
역세권마다 한국식 아파트가 많이 지어져 있었습니다.
가격도 아주 높다고 합니다.
밴쿠버 뿐 아니라 전세계 대도시 곳곳에 이런 한국식 고급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더욱 도심으로 인구가 집중하는 추세 때문인데,
또 이렇게 집중해야 도시의 경쟁력, 국가의 경쟁력이 더 상승한다고 합니다.
저도 아파트를 좋아하지 않고,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고,
그중에서도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은 것이 꿈입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단독주택은 무섭다고 하며,
특히 아파트에서 살던 여자들은 창문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마당에 강도가 들어온 것 같다, 등등 불안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하며,
아무리 세콤같은 보안장치를 갖추어도 집 비우기가 겁난다고 합니다.
또 허구헌날 하수도가 막혔다, 보일러에 문제가 생겼다, 외벽에 타일과 칠이 벗겨졌다,
수도관이 문제다, 지붕이 샌다, 전기가 누전되고 있다,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부엌에서 뒷마당으로 나가는 문이 틀어졌다,
애들이 밤 늦게 귀가할 때 골목길에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주차하기가 어렵다, 엉뚱한 넘이 내 자리에 차를 세웠다,
어떤 ㅆㅅ가 지나가면서 차를 박았다,
애들 학원에 데려다주고,데려오고해야 하는데 너무 힘들다,
담벼락에 어떤 ㄱㅅㄲ가 오줌을 누었다, 어떤 ㅆㅂㄴ이 올바이트를 했다, 등등
또 자기 가족만 살기가 무서워서 방 하나를 세 놓으면,
이건 또 각종 골치거리가 말도 못합니다.
하여간 단독주택은 아파트 보다 엄청 골치도 아프고,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특히 맞벌이하는 여자는 죽어도 단독주택에서는 못산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여자들이 아파트가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해서 무조건적으로 선호하는데,
어느 남편이 강제로 단독주택으로 끌고 갈 수가 있습니까?
그러나 아파트란 것은 부동산 최고 전문가이신 윤상원님의 말씀에 의하면
30~40년후에는 반드시 재건축을 해야하니 큰 문제가 아닐 수는 없습니다.
15층 짜리 은마 아파트 31평형의 경우 재건축비가 1억~2억원씩 들어가니 손해가 난다고 하며,
30층 짜라 아파트의 경우에는 40년후에 재건축비가 아파트 가격과 같아진다니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냥 날려버리는 소모품이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렇게 재건축비가 많이 드는 것은 바로 윤상원님의 말씀대로
기부체납과 초소형 아파트 의무건축, 재개발 위원장, 위원들의 어마어마한 비리,
건설회사의 지나친 폭리, 막대한 이주비용, 고금리의 금융비용등이 합쳐졌기 때문입니다.
윤상원님의 말씀대로라면 순수한 건축비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국가란 무엇입니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강제철거해버려 주민들이 길바닥에 나앉고, 거기다 대고 철거비 마저 받아낸다는 것은
국가가 아닙니다.
국가에서 돈을 내어서라도 재건축을 해주어야 마땅하지만,
한두푼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형평성의 문제도 있고 해서 그럴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규제란 규제는 모두 풀어줄 수밖에 없고, 저리의 금융도 제공할 것이고,
국가와 주민들이 합심해서 건축기간도 각종 절차 생략하고 초고속으로 진행하여
오직 순수한 건축비만을 부담하게 될 것입니다.
.
그렇게 되면 현재 아파트 가격의 10 ~ 15%선에서 재건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대부분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 됩니다.
따라서 아파트도 소모품이 아니라 부동산이 맞기 때문에
30층 아파트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은 공포에 떨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30층 이상의 40층, 50층 되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는 저도 부정적입니다.
지상과의 기압 차이가 너무 커지면 생체 리듬이 헝클어져서 여러 질환이 생기게 되며,
무엇보다도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건강에 문제가 많습니다.
친척 한 분이 타워팰리스에서 살았는데, 식구대로 모두 몸이 아파서
경기도 광주의 전원주택으로 옮겼더니, 모두 건강을 다시 되찾았다 합니다.
그러나 이런 초고층 아파트는 파워팰리스,아이파크 등 몇몇에 불과하니
이들은 비교대상에서 제외해도 무방합니다.
우리 윤상원님이 단독주택만이 진정한 부동산이라고 주장하셔서 그런지,
폭락론자 여러 분들은 모두 단독주택을 좋아하시고,
그 중에서도 전원주택을 몹시 선호하시더군요.
단독주택은 대개 4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하급주택
복잡한 좁은 골목길에 불규칙하게 다닥다닥 들어서있거나, 고지대에 빽빽히 들어서 있는
이런 단독주택들은 대부분 한 집에 3,4가구가 삽니다.
이런 동네의 이런 주택들은 거의 대부분 뉴타운으로 지정되었거나
곧 지정되거나해서 아파트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2. 중급 주택
이런 주택들도 많은 숫자가 다가구 주택이나 연립빌라등으로 이미 변신하였고,
남아 있는 단독주책들도 집주인의 노후대책으로 원룸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현재 한창 변신중입니다.
(아무리 1인 가구가 늘어간다고 하나 너무 많은 주택들이 원룸으로 개조되고,
상가마저 원룸으로 개조중이니 보나마나 몇년후에는 입주자들을 구하지 못해
애 먹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남아 있는 단독주택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2층 집은 식구수가 줄어들었으니 청소하기도 힘들고, 무섭기도 해서
필연적으로 2~3가구가 살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단층집이 죽 늘어선 조용한 주택가의 단독주택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단독주택 단지는 이제 와서 별로 남지 않았고,
그나마 겨우 10채 정도의 주택이 늘어선 다음에는 반드시 주택에서 변신된
무슨 상가들이 군데군데 끼어있어 포근하고 아늑한 주택가와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또한 겨우 얼마 안되는 이마저도 얼마나 오래 유지될른지 그것도 의문입니다.
3.고급주택
연희동,평창동,성북동,장충동,신문로 등에 산재해 있으면서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이런 초호화주택들은 가격도 너무 비싸고, 그 숫자도 극히 적습니다.
아무리 부동산이 폭락해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그야말로 무풍지대에 있는
이런 고급 단독주택들은 우리들과는 전혀 상관없으니 논외로 돌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가정부, 정원사, 운전기사들이 나오지 않습니까?
우리 같은 서민들은 공짜로 살라고 해도 막대한 유지비 때문에 살기 힘듭니다.
4. 전원주택
폭락론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로 그 전원주택!
저는 지금도 가끔 전원주택에서 살면서 정원도 가꾸고, 채소도 심고, 꽃도 피우고,
개도 키우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저 혼자서 살겠지요.
대부분의 여자들은 전원주택을 좋아하지 않는데, 제 와이프도 그 중 하나거든요.
전원주택을 좋아하는 대한민국의 남자들은 많지만, 막상 살 수 있는 남자는 극소수입니다.
우선 아이들이 모두 대학에 들어가야만 되겠죠. 그러자면 보통 55세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원주택에서 살더라도 70세가 넘으면 다시 도시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어나니 의료기관의 신세를 져야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전원주택에서 살 수 있는 연령은 55세에서 70세까지 15년 정도인데,
그것 마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혼자서 자취를 못하겠다면 갈 수가 없습니다.
여자들은 공기 좋고 조용한데서는 못삽니다.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 떨어야 하고, 백화점도 가야 하고,
친정에도 자주 들려야 하고, 문화생활도 즐겨야 합니다.
또 봉사활동도 있고, 종교활동도 있습니다.
둘째,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축구 등의 운동 좋아하면 갈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분들은 전원주택에서 1달도 못삽니다. 너무 심심해서 미쳐버립니다.
세째, 직장이 있으면 갈 수가 없습니다.
지인 한 분은 작년에 개통된 경춘고속도로 때문에 강촌IC 근처에 전원주택을 짓고
서울로 출퇴근하려 했었는데 포기했습니다.
통행료가 너무 비싸고, 앞으로 천정부지로 올라갈 기름값,
또한 수동IC부터 몰려드는 차량들로 인한 너무 힘든 출근 때문이라고 합니다.
네째, 연로하신 부모님이 살이 계시면 갈 수가 없습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을테니 수시로 병원에도 모시고 가고,
집에 매일 들려서 보살펴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원주택도 결국 서울에 살면서 주말에만 한번씩 들르는 별장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러니 별장을 가질만한 재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주말에나 한번 간다면 펜션에 1박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죠.
이상과 같이 단독주택들을 살펴보았는데,
수도권에서는 앞으로 단독주택에서 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90% 이상은 싫든 좋든 아파트에서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허공에 떠있는 공구리 덩어리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