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訪中) 움직임은 사전에 한·미 정보당국에 의해 치밀하게 추적되고 있었다.
미국의 KH-12 정찰위성과 U-2 정찰기 등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주변을 시시각각 확인해왔기 때문이다. 2일부터 ‘김정일 방중 임박설'이 흘러나온 것도 평양 인근 김정일 전용열차 탑승구역 주변에서 그의 탑승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열차는 외국 뿐만 아니라 북한 내 장거리 이동시에도 김 위원장이 이용하기 때문에 정보당국의 주요 감시대상 중 하나다.
김정일의 방중길은 이동 내내 정찰위성에 의해 생생하게 감시되고 있었다. KH-12 정찰위성을 통해, 정보당국은 열차 안에서 김 위원장이 혼자 휴식을 취하는지 간부들과 회의를 하는지 정도의 움직임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미국의 전략 정찰기 U-2(사진 위), 미국의 KH-12 정찰위성(아래).
KH-12 정찰위성은 지상 수백km 상공에서 15cm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으며, 적외선 카메라 등으로 밤에도 북한 내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U-2 정찰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하루에 한 차례 정도 발진, DMZ(비무장지대)에서 최대 330km 떨어진 북한 후방지역까지 감시한다. U-2기는 30cm 크기 이상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사진을 주로 찍지만 통신을 엿듣는 감청 능력도 갖고 있다.
전용열차 내 움직임은 포착할 수 있지만, 열차의 동선은 베일에 싸여 있다. 중국이 북한의 요청 때문에 구체적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경호를 위해 총 17량으로 이뤄진 전용열차에서 그가 탄 ‘1호차' 객차의 위치를 수시로 바꾸고, 다른 열차를 앞세워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테러 위협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