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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세계 전역서 '초강력 파워'

화이트보스 2010. 5. 4. 15:20

中 위안화, 세계 전역서 '초강력 파워'

입력 : 2010.05.04 03:04

AFP연합뉴스

하루 3조달러 외환시장서 새로운 강자로 영향력 행사
홍콩선 사재기 현상까지… 아시아 통화도 동반강세

"예전에는 미국 달러가 지구촌 외환시장의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중국 위안화(RMB·인민폐)도 전 세계에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런던HSBC 은행 통화전략가 데이비드 블룸(Bloom)의 진단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루 3조달러(약 3350조원) 규모의 국제 외환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새로운 헤비급 강자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최근 들어 위안화 절상이 임박했다는 예상에 따라 세계 외환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는 중국이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란 것이다.

특히 오랜 기간 미국 달러화가 주요 결제통화로 시장을 장악해온 아시아는 물론이고, 호주캐나다·뉴질랜드·브라질 같은 나라도 '위안화 풍파(waves)'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위안화의 영향력은 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FnC코오롱의 중국 상하이(上海) 법인은 지난달 28일 한국의 한 의류수출업체로부터 골프 의류를 납품받고 대금 20만 위안(약 3270만원)을 위안화로 지급해 한·중 무역의 위안화 결제 첫 사례를 기록했다. 또 일본잉크화학공업(DIC)의 중국 생산공장도 지난 3월 도쿄미쓰비시은행 중국법인을 통해 일본 본사에 거래대금을 위안화로 보내 중·일 무역사상 처음으로 위안화 결제를 시작했다.

홍콩에는 올 들어 '위안화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에 따르면, 올 2월에만 홍콩달러에서 위안화로 전환된 예금액이 25억7000만 위안(약 42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2월의 12억6000만 위안의 두 배가 넘는다. 홍콩 최대 은행인 HSBC의 경우, 올 3월에는 홍콩달러 예금을 위안화 예금으로 전환하는 고객이 2월보다 90%나 늘었다.

위안화 강세에 따라 아시아 각국의 통화도 동반 강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말레이시아 링기트화는 미국 달러 대비 7.5%, 한국의 원화와 인도의 루피화는 약 5%씩 절상됐다.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의 하이신(Xin) 아시아본부장은 "예전에는 주저 없이 미국 달러가 가장 중요한 화폐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달러화와 위안화가 똑같이 중요한 교차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안화의 중요성이 과대평가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CLSA의 프레이저 호위(Howie)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진정한 의미의 변동환율제를 실시하거나 시장에 반응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위안화와 중국 경제의 영향력 확대 추세는 엄연한 현실이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세계 경제 생산의 9%를 차지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25%)과 유럽연합(20%)에 이어 세계 세 번째(국가별로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다는 것이다. 또 최근 들어 위안화와 연계된 파생상품의 인기가 계속 오르고 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와 노르웨이·싱가포르 등 각국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들이 중국 위안화 강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위안화 상품 할당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앞으로도 위안화 표시 자산 비율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