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게이츠 美 국방 "해적 잡는데 구축함이 필요한가"채민기 기자 chaepline@ch

화이트보스 2010. 5. 4. 17:07

게이츠 美 국방 "해적 잡는데 구축함이 필요한가"

입력 : 2010.05.04 11:39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대형 군함과 잠수함 위주로 구성된 미 해군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게이츠 장관은 이날 해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예산이나 각종 프로그램을 줄일 계획은 없다”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현재의 체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육군과 해병대도 병사들은 물론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며 “해군이 지금처럼 대규모의 함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돈을 지불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항모전단을 2개 이상 보유한 국가가 하나도 없는데 미국만 향후 30년간 11개의 전단을 보유할 필요가 과연 있는가”라는 발언도 나왔다.

게이츠 장관은 “오늘날 해군이 적과 맞서는 상황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구입한 장비가 반드시 전면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며 해적을 예로 들었다. 그는 “AK47 소총과 로켓포로 무장한 10대의 해적 무리를 상대하는 데 유도미사일을 장착한 수십억 달러짜리 구축함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연안작전용 소형 군함이나 무인잠수정 등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군사 관련 웹사이트인 글로벌시큐리티 대표 존 파이크(Pike)는 “내가 알기로는 게이츠 장관이 군함 300여척을 운용하는 미 해군 전체 예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게이츠가 사자굴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군함 건조 사업에 많은 일자리가 달려 있기 때문에, 일자리 감소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국회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이츠 장관은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소규모 반군 조직도 상대해야 하고, 아이티 지진 현장에서 민간인 자원봉사자들을 돕는 일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미 국방부가 의회에 요청한 무기구입비 1900억달러 가운데 10%만이 대(對) 반군 활동이나 인도주의적 지원에 쓰였다고 AP는 전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런 식의 접근은 미국이 한정된 예산으로 점점 더 다양한 적에 맞서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그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미국을 위협하도록 허용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