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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盧 左희정·右광재'·송영길 등… 野 젊은세대 부상(浮上)정시행

화이트보스 2010. 6. 3. 08:19

親盧 左희정·右광재'·송영길 등… 野 젊은세대 부상(浮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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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6.03 03:03 / 수정 : 2010.06.0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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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강원지사] 盧 前정권 창출했던 핵심 실세
安후보, 친노색채 앞세우며 공세… 李후보는 조용히 일자리등 강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 출신으로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렸던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와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가 3일 0시 30분 현재 경쟁 후보에 각각 약 2%·7%포인트 차로 앞서며 선전했다. 한때 폐족(廢族·조상이 큰 죄를 지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자손)을 자처했던 친노(親盧)의 핵심인 두 사람이 승리할 경우 비록 중앙(수도권)무대는 아니지만 친노 진영이 재기(再起)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운명을 함께 해왔지만 캐릭터는 확연히 구분됐고, 이번 선거전략도 사뭇 달랐다. 안 후보는 충남에서 친노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며 공세적으로 나왔고,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친노 브랜드를 덜 내세우며 조용히 선거를 치른 편이다.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왼쪽)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충남지사 후보(오른쪽)가 2일 오전 각각 충남 논산과 천안의 투표장에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2일 개표 초반부터 자신의 출신지인 논산에서 몰표를 얻는 등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에 앞서면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안 후보는 한나라당을 두고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무력화 시도를 저지하겠다"고 하고, 자유선진당을 겨냥해선 "20년간 지역당에 표를 몰아줬지만 이제 지역당으론 충청의 이익도 자존심도 지키지 못한다"며 양당을 동시에 공략해 성공했다. 특히 그는 강금원·문성근·명계남 등 친노의 지원을 받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가 균형 발전정책의 상징이었던 세종시(수정)를 생각하면 피눈물이 난다"는 말로 민심을 자극했다.

안 후보는 정치 경력은 20년이지만 선거에 직접 출마한 것도, 공직을 맡게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03년 노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나라종금 로비사건에 연루돼 청와대 입성에 실패한 것은 물론 출소 뒤에도 내내 외곽에 머물러야 했다. 음성적으로 국정과 공직 인사에 영향을 끼치면서도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안 후보는 열린우리당 와해와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우리는 엎드려 용서를 빌어야 할 폐족"이라며 친노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유폐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당선을 전후로 고향인 충남 지역구를 닦으며 지방선거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후보는 보수적인 강원지역에서 친노 색채를 거의 드러내지 않으면서 '효도(孝道)강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내세웠고, 일자리·교육·복지 도지사를 자청하는 등 일하는 이미지를 더 강조했다. TV 토론에서도 방송인 출신인 여당 이계진 후보를 정치 공방보다는 차분한 논리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막판 이 후보의 68세 부친이 선거운동 중 행인(민주당은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주장)에 의해 전치 10주의 폭행을 입는 사고를 당하자 유세를 중단하고 조용히 선거를 마무리하는 모습도 유권자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오른쪽)가 2일 밤 춘천의 선거사무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다,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에 앞서 나가자 지지자들과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김지환 객원기자
노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 후보는 37세의 나이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란 요직에 앉았고, 각 핵심 라인에 자기 사람을 심어 '이광재의 작은 청와대'란 말도 들었다. 17대 총선에서 처음 의원 배지를 달았고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도 재선됐다. 그러나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최근 정치활동을 사실상 접었고, 노 전 대통령 서거 전까지만 해도 의원직 사퇴를 공언했었다.

안 후보와 이 후보는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 운동권 출신으로 국회 보좌관으로 들어와 친교를 맺었다. 1993년 당시 총선에서 떨어져 야인(野人)으로 지내던 노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함께 차린 후 10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20대의 이들은 "끝까지 가보자"고 결의한 지 10년 만에 대통령을 만들었고, 30대에 정부 실세로 군림했으며 40대에 나란히 광역단체장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인천시장] 개표 중반까지 팽팽히 맞서…
3選 노린 안상수 후보에 宋후보 '심판론' 걸고 추격

인천에서 맞붙은 한나라당 안상수(64)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47) 후보는 선거운동 내내 "시장 재선하면서 한 게 뭐냐", "국회의원 3번 하면서 한 게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에서 시장과 국회의원을 하면서 누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됐느냐를 두고 대결을 펼친 것이다. 이런 신경전은 2일 밤 늦게까지 개표전에서도 팽팽히 맞서며 계속됐지만, 3일 0시를 넘기면서 승세는 송 후보 쪽으로 기울어갔다. 출구조사에서 앞섰던 민주당 송 후보는 개표 초반 한나라당 안 후보에게 밀렸지만, 개표율이 높아지면서 우세를 보였다.

선거전 초반은 수도권 광역단체장 가운데는 처음으로 3선에 도전했던 안 후보의 우세였다. 일찌감치 3선 도전 의사를 굳힌 안 후보는 "시장을 맡은 지난 8년 동안 인천의 자산가치가 3배나 늘었고, 지난 3년 동안 땅값 상승률도 서울과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며, '발전론'을 전개했다.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2일 밤 당선이 확실시 되자 인천의 선거 사무실에서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웃으며 답하고 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송 후보는 당초 민주당 내 당권과 차세대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당의 결정으로 뒤늦게 시장 후보로 나섰다. 송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도 있었지만, "인천에 나서라"는 당의 지시를 따랐다.

초반 여론조사 결과에선 선발주자인 안 후보가 우세했다. 그러나 선거전이 시작되자 송 후보는 "안 시장 재임 기간 동안 온갖 개발사업으로 만신창이가 된 인천시의 시정 방향을 바꿔 환경·문화·복지 등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행정을 펴나가겠다"며, 정권 심판론과 함께 '시장 심판론'을 내걸고 추격에 나섰다.

두 사람은 이력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났다. 충남 태안 출신인 안 후보는 인천중-경기고-서울대 사범대 체육학과를 나와,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 15대 국회의원(인천 계양·강화갑)을 거쳐 민선 3·4대 인천시장을 지냈다. 스스로를 'CEO(최고경영자) 시장'으로 부르며, 운동권 출신인 송 후보를 비판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송 후보는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 택시노조 인천시지부 사무국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이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6~18대 국회의원(인천 계양)을 지냈다. 자신의 개혁성을 앞세우면서 개발보다는 복지 및 친서민 정책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 들었다.

한나라당 안 후보는 3대 공약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와 '구도심 균형개발', '경제자유구역 2단계사업 성공 추진'을 내세웠다. 그러나 민주당 송 후보는 "한나라당 정권이 불러온 대한민국의 5대(법치주의, 민주주의, 서민경제, 안보, 남북관계) 위기에 더해 인천이 재정·교육·복지의 3대 위기까지 겪고 있는 것을 보며 주위의 출마 권유를 끝내 뿌리칠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후보가 치적으로 내세웠던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을 겨냥해 "송도 등에 몰려 있던 재정적 투자를 구도심에도 돌려 균형을 맞추고, 중소기업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루겠다"며 차별화를 노렸다. 두 후보의 한 치 양보도 없는 선거전은 이날 밤까지 계속됐고, 어느 누구도 안심을 하지 못하며 자정을 넘겼다. 그러나 자정 이후엔 송 후보가 안정적으로 지지표를 쌓아갔다.

[호남] 한나라 세후보. 비록 떨어졌지만… 두자릿수 넘겼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불모지인 호남에서 한나라당 정운천(전북)·김대식(전남)·정용화(광주)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2일 자정까지 두자릿수 지지율을 받으며 선전했다. 한나라당은 "호남정치 20년의 대사건이자 대변화의 예고"라며 환영했다.

(왼쪽부터)전북 정운천, 전남 김대식, 광주 정용화
한나라당에선 대표적인 호남기업인 '금호그룹'이 위기에 몰리는 등 경제 문제가 선거 이슈로 부각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여당 단체장이 필요하다는 호소가 어느 정도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호남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3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호남 후보들의 선전에 버팀목이 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들 호남 3인방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역발전 적임자론을 주장했다. 정운천 후보는 새만금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동양 최대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세계무역센터를 설립해 명품복합도시로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김대식 후보도 제2포항공대 유치와 전남도청 2청사 동부권 건립, 호남고속철 무안 경유 예산확보 등 굵직한 사업을 여당과 함께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정용화 후보도 광주공항 부지에 기아자동차 공장 이전·포스코 LED산업 유치, 문화전당 조기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들 후보가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며 "호남에도 지역장벽을 넘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2일 민주당 송영길인천시장당선자가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