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청사 논란을 빚어온 경기 성남 시청사를 매각해 복지예산 등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약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45)가 당선, 실제 매각이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당선자는 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청사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현 청사부지의 용도 변경, 대체부지 선정 문제 등이 걸려 당장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후보 시절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 여수동 시청사를 7000억 원에 민간 매각, 새로운 청사건립 예산 2000억 원을 제외한 5000억 원을 지역복지 공동체 구현사업과 지속적 일자리 창출사업 등 예산에 중점 사용할 계획이다.
지역복지 공동체 구현사업은 공립보육시설 확충과 취약계층 돌봄서비스 확대, 노인공동 주거시설 건립, 복지분야 일자리 확충, 저소득층 전세임대 및 전세자금 지원 등 15개 사업이다. 지속적 일자리 창출은 일자리 창출 지원센터 건립, 시 산하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6개 사업이다.
이 당선자는 우선 청사 매각 전까지 보도블록 교체공사 비용 등 낭비성 예산을 줄여 지역복지 공동체 구현사업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또 청사내 불필요한 사무 공간을 시민을 위한 24시간 탁아시설 등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매각이 이뤄질 때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호화청사를 시민들에게 환원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7000억 원에 민간 매각해 2000억 원으로 아담한 새 청사를 짓고 나머지는 복지예산, 일자리 등을 위한 시 재정조달 방법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하지만 시청사를 매각하기까지는 부지 용도변경, 대체부지 선정, 시의회 승인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 공공용지인 시청사 부지 7만4000여㎡를 민간 매각이 가능한 상업용지로 토지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권이 성남시로 이전되는 오는 2013년부터 가능하다. 현 청사부지는 국민임대주택단지 성남 여수지구 사업내 포함된 LH공사 소유다.
시는 소유권 이전 전에도 국토해양부, LH 등과 토지 용도변경을 협의할 수 있으나 '특혜논란'이 제기돼 용도 변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2009년 LH에 시청사 부지 7만4000여㎡를 조성원가인 1700억 원(1㎡당 220여만 원)에 구입, 7000억 원으로 민간 매각할 경우 건축비를 제외하더라도 3000억 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한다.
LH는 '성남시에 특혜를 줬다'는 비판과 함께 시도 '부동산 장사를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 문제 해결이 관건이다.
또 토지 용도변경을 이뤄도 공유재산관리계획 수립시 청사매각에 따른 대체 부지 선정 문제, 현 청사 이전에 따른 여수동 등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 제기 등도 고려해야 된다.
LH관계자는 "현 부지는 성남시가 건물만 지어 사용할 뿐이지 소유주는 우리 공사"라며 "공공용지를 조성원가에 구입해놓고 상업용지로 변경해 매각하면 특혜논란과 함께 현 청사 부근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위해 시의회를 설득해나가는 작업도 필요하다.
지난 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18명)이 전체 성남시의원(34명) 과반을 넘겨 시의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 가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재선에 성공한 한나라당 유근주 시의원은 "성남시 얼굴인 청사를 매각하는 것은 선거 이슈용 공약"이라며 "청사를 또 어디에 지을 것인가, 청사 짓는데 만 소요되는 행정력이 도대체 얼마인가"라고 말했다.
시의회 통과 후 공매절차가 이뤄질 경우에도 현 경기침제 상황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청사를 기업이 구입할 지 여부도 미지수다. 가격을 낮추면 특혜시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오는 2014년까지 행정구역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성남, 광주, 하남시의 통합에 따른 통합시청사 사용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행정구역개편 결정 전 현 청사를 민간에 매각할 경우 새로운 통합 시청사 선정 문제를 또 논의해야 하고 광역시 규모의 청사를 새로 건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는 "청사매각을 위해 국토부, 경기도 등과 협의해 용도를 변경할 것"이라며 "통합시 추진과정도 염두해둬야 하지만 우선 시 외곽 지역의 대체부지 확보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사 매각을 장기적으로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며 "우선은 시청사를 시민들이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당선자는 현 9층에 위치한 시장 집무실을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1층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