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헬스케어

국립암센터 1인실 하루 18만원…치료 포기 고민하는 환자들

화이트보스 2010. 6. 11. 11:03

국립암센터 1인실 하루 18만원…치료 포기 고민하는 환자들

국민일보 | 입력 2010.06.11 09:11

다인실 비중 58.5% 불과 민간의료기관 평균 70.8%에도 못 미쳐…입원동 신설 의견도 대두

[쿠키 건강] 최근 외래로 국립암센터를 찾았던 보호자 A씨는 고민에 빠졌다. 말기암 환자인 A씨의 아버지가 입원이 필요했지만 다인실은 커녕 1인실 까지 구할 수 없어 응급실에 대기해야만 했다. 병원측에서는 특실이 있다는 이야기를 건넸지만 1인실보다 훨씬 비싼 탓에 응급실에서 대기하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A씨는 "1인실의 경우 보험 적용이 안 돼 하루당 입원비가 하루에 18만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길게는 일주일 이상 다인실이 안 나와 경제적 부담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18만원이면 왠만한 호텔 이용 요금인데 1인실 시설이 이용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다지 좋은 점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립암센터의 1인실 입원비는 A형의 경우 1일당 18만원 선이며, B형은 25만원을 육박한다. 또 특실의 경우 40만원선을 넘는다. 국립암센터는 최근에는 매년 10월경 입원비 인상을 해왔다.

A씨의 부친은 올해 말기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 입원과 외래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경우 병상수가 512병상에 불과하며 300병상만이 보험적용이 되는 다인실이다. 이 때문에 처음에 입원하는 환자의 경우 '울며겨자먹기'로 적게는 이틀에서 사흘까지 1인실에 입원하다 다인실로 옮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A씨는 전했다.

그는 "암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5%로 떨어져 항암치료 등 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에서는 부담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문제는 어쩔수 없이 써야 하는 1인실 입원비"라고 하소연 했다.

A씨는 최근 국립암센터 원장이 모 일간지와 한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암 환자들이 퇴원을 꺼리는 이유는 다시 입원해야 할 때 또 다시 얼마동안 1인실을 사용해야 하는지, 늘어나는 입원비 때문에 눈앞이 깜깜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립암센터가 개원 10년이 넘었지만 암 연구 중심 병원을 선언하면서 입원 시설 개선 등에는 관심이 없다"며 "국립이라는 타이틀을 단 만큼 서민들을 위해 다인실 등 입원 병상 확대를 위해 암센터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립암센터가 건물 증축 또는 신축을 통해 입원실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최근 몇년간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호화 연회장이 포함된 연구동과 암진단관리동을 신축해왔지만 입원 병상 시설 개선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주변의 국립경진학교 부지를 정부 차원에서 확보해 이를 입원동 신축으로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해마다 제기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이 국립암센터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512병상 중 300병상(58.5%)만 보험적용이 돼 저렴한 다인실이고, 나머지는 비급여로 추가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상급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병원급 이상 공공의료기관의 평균 다인실 비율 85.4%는 물론, 민간의료기관의 평균 다인실 비율인 70.8%에도 훨씬 못 미치는 비율이다.

국립암센터가 암 입원 환자의 경제적 비용을 덜어주긴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 goodnewspaper ⓒ 국민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