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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에서 뽑는다" 천연물 신약 개발 열풍

화이트보스 2010. 6. 28. 13:45

약초에서 뽑는다" 천연물 신약 개발 열풍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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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합성 藥에 비해 부작용 적어
정부·업계 "글로벌 히트작 만들자"

'천연물 신약'이 과연 한국 제약업계의 희망이 될 것인가? 최근 업계와 정부를 중심으로 천연물 신약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전통적인 한약의 처방들을 활용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신약을 개발하자는 논의가 정부에서 활발하다. 업계에서도 1~2년 내에 천연물 신약 허가 신청이 잇달아 쏟아질 전망이다.

◆정부·업계에 '띄우자' 분위기 조성

최근 정부에서는 부쩍 천연물 신약에 대한 논의가 늘었다. 대표적인 분야가 한의약에서 사용하는 물질들을 신약에 활용하자는 '한방신약' 분야.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전통 한의학을 과학화해 신약 개발에 접목하면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한·중·일이 신약을 공동개발하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실제로 블록버스터급(대형) 한방 신약 품목을 선정해 세계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천연물 신약이 비교적 낮은 개발비용과 높은 안전성 덕분에 우리 정부와 업계로부터 세계 시장을 공략할 신약 개발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천연물 신약에 쓸 약초를 점검하고 있는 서울대약초원 연구원들. / 이진한
제약업계의 개발 바람도 뜨겁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천연물 신약의 임상시험은 모두 48건이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앞서 개발된 천연물 신약들의 선전(善戰)이 큰 힘이 됐다. 천연물 신약 '스티렌 정(동아제약·주원료 애엽)'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850억원에 달한다.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정(SK케미칼·주원료 위령선, 괄루근, 하고초)'도 지난해 약 250억원어치 팔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임상 시험 3상 단계에 있는 신약만 15건"이라며 "앞으로 1~2년 안에 본격적인 허가 신청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비용 적고 안전성 높은 게 장점

'천연물 신약 바람'이 부는 이유는 천연물 신약의 강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천연물은 대부분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체험하며 안전성을 시험해온 물질들이다. 신약 개발을 위해 임상 시험을 하는 과정에서도 안전성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실패 확률도 적고, 개발 비용도 적게 든다. 그만큼 국내 업체들이 개발하기도 수월하다.

이강로 성균관대 교수는 "일반적인 화학 합성신약은 꾸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문제 때문에 개발 프로젝트가 최종 단계에서 '엎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천연물 신약은 그런 위험이 적다"며 "한의학이 발달한 한국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천연물 신약에 대한 미국 등의 자세가 예전보다 개방적인 것도 유리한 점이다.

◆세계 시장서 성과 올릴 '준비'가 숙제



그러나 전문가들은 천연물 신약 개발 역시 개발 과정을 쉽게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다른 나라들 역시 정부 주도로 천연물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것. 또 한국이 갖고 있는 천연물 신약이 세계 시장에 통할 수 있도록 규격을 맞추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중국의 추격도 매섭다. 중국은 1985년부터 중의학을 현대화한다는 목표 아래 중국 약학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런 투자의 성과로 중국은 개똥쑥에서 추출한 말라리아 치료제 아테미시닌(artemisinin), 오미자에서 추출한 스키잔드린(schizandrin) 등 약 250개 이상의 신물질을 확보해왔다. 이형규 한국생명공학 연구원 본부장은 "미국·유럽의 다국적 제약 업체들도 최근 천연물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는데 더욱 힘을 기울이는 추세"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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