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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속세율 최고수준… 中企, 家業 상속 어려워"

화이트보스 2010. 7. 2. 14:34

한국 상속세율 최고수준… 中企, 家業 상속 어려워"

인터뷰=김영수 산업부장 yskim2@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송의달 기자 edso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이길성 기자 atticus@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chosunbiz.com 출범 기념' 인터뷰
"MB정부의 감세정책 좌절… 노동유연성 지지부진 아쉬워"

2005년부터 6년째 재계 대표를 맡아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모토로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상속세 개혁을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손 회장은 조선일보와 조선경제i가 함께 만드는 경제·투자 전문 온라인매체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과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상속세제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우리 중소기업은 상속인이 상속세를 내면 지분이 낮아져 경영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유럽이나 일본처럼 아버지·아들·손자가 가업을 이어가면서 최고의 기술을 일구는 중소기업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는 "부의 대물림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결국은 기업이 잘 돼야 그 혜택이 전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중소기업에 대해 상속세를 낮춰주는 것은‘부자들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물음에“중소기업이 튼튼해지면 그 혜택이 주주에게만 가는 게 아니라 근로자와 전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손 회장은 또 임기 중반을 맞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 "출범 당시 표방한 감세(減稅)정책이 좌절되고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의 유연성 확대가 지지부진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손 회장은 최근 송영길 인천시장이 제동을 건 CJ그룹의 굴업도 사업에 대해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CJ그룹의 케이블TV 인수 등에 대해서는 "미디어 사업 확장이 아닌 콘텐츠 사업 확장"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상속세제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볼 때 어떤 문제가 있는가?

"우리 중소기업의 경우 상속인이 상속세를 내고 나면 경영권을 빼앗기는 상황이다. 세금을 내려면 물려받은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그러면 경영권이 넘어간다. 상속세는 기업가의 의욕을 얼마나 살리는가와 직접 관계가 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대만은 작년에 상속세 최고 세율을 50%에서 10%로 낮췄다. 돈이 외국으로 나가는 걸 막기 위함이다. 미국은 2010년 한시적으로 폐지했고 캐나다호주는 상속세를 다 없앴다. 프랑스독일도 직계상속에 대해서는 30~40%까지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상속세율이 너무 높다. 최고 30%의 할증과세까지 붙어 상속세율이 실제는 50%를 넘는다."

―가업 상속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미 혜택을 주고 있지 않나?

"최대 100억원을 한도로 상속재산의 40%를 과세 가액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80%까지 공제를 해주고 한도 금액도 없다. 지금 수준으로는 가업 상속이 어렵다."

―부자들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있는데?

"결국은 기업이 잘 돼야 그 혜택이 전 국민에게 간다. 중소기업이 튼튼해지면 그 혜택이 주주에게만 가는 게 아니라 근로자와 전 국민에게 돌아간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중간평가한다면?

"현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과감한 경제정책을 써서 잘 극복했다. 그러나 당초 표방한 감세정책이 국회에서 좌절된 것은 아쉽다. 노동문제도 정부가 단호히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건 좋은데 비정규직 문제, 노동의 유연성 확대 등은 기업인들이 바라는 데까지 못 갔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결국 부결됐는데?

"기업인들은 경제원리에 입각해서 판단했으면 하는데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따로 있어 논란이 됐던 것 같다. 세종시에 입주하려고 했던 기업들로서는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세종시에 이전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지금도 정부 일부 부처가 과천에 가 있는데 장관이나 청장들이 서울과 과천을 왔다갔다하면서 상당히 힘들어한다. 그래서 서울에 전부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있지 않나. 외청들이 대전에 많이 가 있는데 청장들이 상당한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고 있다."

―타임오프제 때문에 노사가 대립하고 있고 사측이 노조에 굴복해 이면합의를 해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걱정스럽다. 며칠 전 서울상의에서 회의를 했는데 대기업의 전임자 수는 줄겠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늘겠다고 걱정하더라. 상의는 각 기업에 '이면합의하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 기업들은 노조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너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견딜 것은 견디면서 법대로 가는 방향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도 공정하게 판단해줘야 한다."

―CJ그룹의 굴업도 개발사업이 제동이 걸렸다. 새 지자체와 기업 간 관계에서 선례가 될 듯한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새로 출범한 지자체에 사업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해서 공감을 얻도록 할 것이다. 해당지역에 유익한 사업인 만큼 긍정적으로 이해가 되리라고 믿는다."

―CJ그룹이 최근 미디어·콘텐츠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

“미디어 사업을 확장한다기보다는 콘텐츠 사업을 확장해 가려고 한다. 콘텐츠 사업은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뿐 아니라 글로벌화가 가능하다.

세계 경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의 폭을 확대하고 문화 콘텐츠 분야도 미래에는 아시아의 비중이 크게 늘 것이다. CJ는 이 시장에서 중심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