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산림조성

등산의 파급효과 - 월 1회 등산으로 의료비 2조 8000억 절감

화이트보스 2010. 7. 5. 16:13

등산의 파급효과 - 월 1회 등산으로 의료비 2조 8000억 절감

▲ 등산활동이 2조 8000억원에 달하는 의료비 대체효과를 가져온다는 조사결과가 충북대 산업협력단에 처음 나왔다. 사진은 소설가 김주영(왼쪽)씨와 산악인 엄홍길(오른쪽 끝)씨 등이 제주 올레길을 함께 걷고 있다. 조선일보 DB

한국갤럽과 한국리서치가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2010년과 2009년에 각각 한 차례씩 조사한 결과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하는 사람이 1600만 명에 달했고, 그 등산객 80% 이상이 “건강에 도움이 돼서 산에 간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등산객 절대 다수가 건강을 위해서 산을 찾는다는 얘기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간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의료비를 들이는데, 건강에 도움이 되는 등산이 의료비 대체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조사가 처음으로 나왔다. 산림청의 의뢰로 충북대 산학협력단이 2009년 2월부터 11월까지 전문가 집단과 일반인으로 나눈 전국 성인 남녀 1099명을 대상으로 직접 개별 면접조사를 한 결과, 등산의 의료비 대체효과는 연간 약 2조 8000억 원이고,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각각 18조 4475억 원과 6조 9161억 원, 취업과 고용 유발효과는 각각 20만 8651명, 12만 3676명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자면, 월 1회 이상 등산하면 연간 2조 8000억 원의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생산 및 부가가치와 취업, 고용 유발효과를 가져와 전체 GDP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등산의 긍정적 파급효과’이다.

<치유의 숲> 저자로 유명한 신원섭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참여한 충북대 산학협력단은 이를 ‘등산활동의 의료비용 대체효과 및 경제·사회적 효과 분석’이란 보고서로 2010년 3월 중순 발표했다.

산림청은 “이번에 조사된 결과를 토대로 등산로 정비, 숲길조성·관리 및 등산학교 운영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체계적인 등산·트레킹 등 산행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국민 의료비 절감 및 녹색성장과 취업난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림청 “체계적 산행활동 지원 계획”

신원섭 교수팀은 다소 추상적인 ‘등산의 효과’에 대해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훈련시킨 조사원을 동원했다. 2009년 2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등산객 1099명을 직접 만나 ‘귀하께서 지난해 1년간 등산함으로써 매월 의료비를 얼마를 줄였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응답자들의 답을 이끌어냈다. 

의료비 절감액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매월과 연간으로 두 단계로 나눴고, 각 단계마다 5범주로 세분화 했다. 먼저 매월 지출한 의료비를 기준으로 없음, 5000원 미만, 5000~1만 원, 1만~2만 원, 2만 원 이상 등 5범주로 나누어 측정했다. 2단계로 지난 1년간 등산으로 인해 절약되었다고 생각하는 의료비가 얼마나 되는지를 연간 절감액으로 계산해서 산출했다,
의료비 절감액은 등산객 52.9%가 “없다”고 답했고, 5.4%가 5000원 미만, 11.3%가 5000~1만 원, 7.6%가 1만~2만 원, 20.7%가 2만 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즉 등산인구 중 47.1%는 등산활동을 통해 의료비를 절감했다고 응답했다.

등산활동의 의료비 절감효과를 인정한 사람 중에 매월 2만 원 이상이 20.7%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또한 등산시간이 1시간 늘어남에 따라 의료비는 최소 56.4원에서 최대 84.7원만큼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등산시간이 많을수록 의료비 절감액이 커진다는 사실을 유추, 확대해석할 수 있었다. 

의료비 절감액 평균값은 연령대별로 차이가 컸다. 20대가 1만8000원, 30대가 4만5000원, 40대가 14만3000원, 50대가 22만5000원, 60대가 36만8000원, 70대가 46만1000원이었다.  이를 등산인구 전체 평균으로 계산하면 연간 18만 원의 의료비 절감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이 20만2000원이었고, 여성이 16만1000원이었다.

참고로 연간 의료비 지출액도 비슷한 방식으로 도출했다. 매월 지출한 의료비를 기준으로 1만 원 미만, 1만~2만 원, 2만~4만 원, 4만~6만 원, 6만 원 이상 등 5범주로 나누어 측정했다. 등산객의 39.1%가 월 2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고, 32.2%는 2만~6만 원 미만, 28.3%는 6만 원 이상 지출했다고 응답했다. 그 결과 의료비 지출액은 등산인구 연평균 64만7000원이었고, 남성은 61만2000원, 여성은 68만3000원이었다.

의료비 지출은 연령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31만 원, 30대 45만 원, 40대 49만 원, 50대 79만 원, 60대 99만 원, 70대 102만 원이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의료비가 증가했으며, 특히 50대부터는 크게 늘어났다. 의료비 절감을 위해서는 노령층의 등산활동에 대한 더 높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로 월 1회 이상 등산하는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의료비 절감액을 환산하면, 남성은 1조 5000억원, 여성은 1조3000억 원, 합계 2조 8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한 개인으로 나누었을 경우엔 주 1회 이상 등산했을 때 연평균 28만5000원, 월 1회 이상은 연평균 9만 원정도의 의료비 절감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1회 이상은 1만4000원, 분기 1회 이상은 3만9000원 정도였다.

등산의 의료비 대체효과인 2조8000억 원은 의료보험료에 대한 국고보조금 3조7000억원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액수이고, 민간이 병원에 직접 부담하는 연간 의료비 27조6000억 원의 10.2%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따라서 등산은 국민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상태를 호전시켜 병원 방문을 줄임으로써 의료비 비중의 증가를 낮출 정책대안의 한 방안으로 꼽힐 만하다. 정부는 등산활동의 높은 의료비 대체효과를 감안, 등산인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산활동의 참가수준을 높일 수 있는 등산활동 지원계획을 수립, 시행하면 의료정책에 투입되는 예산을 적잖이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등산은 정신적·육체적 만족·휴식 등 다양한 효과 거둬

등산은 의료비 대체효과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취업 및 고용유발효과까지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등산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효과는 기분전환, 맑은 공기와 물, 휴식, 육체적 건강증진, 자연경관 감상, 정신적 건강증진, 자연학습, 성취감, 동반인과의 유대, 자기성찰 등이 있다.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이러한 요소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위해 ‘귀하께서 지난해 1년간 등산을 함으로써 얻은 정신적·육체적 건강증진 등의 편익(이득)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평가했다.

이를 역으로 추정하기 위해 산업 연관관계가 있는 등산활동 관련 지출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먼저 파악했다. 등산객들의 연간 등산관련 지출은 50만 원 이상이 39.0%, 10만 원 미만이 20.9%, 10만~20만 원이 13.1%, 20만~30만 원이 13.0%, 30만~40만 원이 7.6%, 40만~50만 원이 6.6%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30만~50만원이 53.1%로 절반 이상이었다. 여성이 평균 53만9000원이었고, 남성이 79만8000원으로 평균은 66만8000원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주1회 이상 등산하는 600만 명은 등산 관련 총 지출액이 4조19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4조 중에서 등산용품 구입비는 1조4202억 원이고, 교통비·음식비·숙박비 등 부대비용은 2조592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1회 이상 등산하는 1600여만 명을 대상으로 했을 때 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이들이 지출하는 등산 관련 비용은 무려 9조73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등산용품 구입비는 3조4378억 원에 달했고, 부대비는 6조2750억 원이나 됐다. 연1회 이상 등산인구로 범위를 넓혔을 경우엔 20조2198억 원까지 나왔다.

등산 관련 비용의 이러한 지출은 연관 산업으로 파급되어 경제 전반의 생산 및 부가가치를 낳고, 취업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2009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부문별 유발계수를 추정하면 등산용품 최종 수요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한국의 대표 수출업종인 전기·전자보다 높은  2.0553 및 0.6773이며, 취업과 고용 유발계수는 최종 수요 10억 원당 각각 15.4559명과 11.926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월1회 이상 등산하는 사람들이 지출하는 등산 관련 용품비용에 적용했을 경우엔 각각 9조3769억 원과 3조909억 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및 고용유발효과도 각각 7만534명, 5만4429명이었다. 연 1회 이상 등산하는 인구로 확장했을 경우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각각 14조6834억 원과 4조8387억 원까지 증가했다.

등산용품 지출비용으로만 계상했을 경우만 그렇고, 부대비용까지 환산하면 더욱 늘어났다. 연1회 이상 등산하는 사람들이 지출하는 등산비용과 부대비용까지 모두 포함하면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각각 38조3354억원과 14조3723억원에 달했다. 취업 및 고용유발효과도 각각 43만 3584만 명과 25만7009명에 달하는 나타났다.



분기 1회 이상 등산 땐 GDP 2.4% 효과


2008년 명목 GDP 대비 등산 관련 지출의 생산유발효과는 주1회 이상 등산인구를 대상으로 했을 경우엔 0.7% 정도였으나, 분기 1회 이상 땐 2.4%, 연1회 이상 땐 3.7%에 달했다. 등산이 주는 이러한 직접적 효과에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노동생산성 향상, 경제활동인구와 근로일수 증가 등의 간접적 효과까지 감안하면 등산활동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산활동에 대한 지원은 이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저소득층의 여가활동 지원이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임을 시사하고 있다. 나아가 소득보전을 통한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중의 하나로 지적된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단계에서 등산이 노인 관련 의료비 지출을 감소시키는 현실적 방안 마련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는 등산안내시설 및 안내센터 설치, 등산로 안전시설 정비, 전문등산안내인 양성, 국립등산학교 설립 등을 통한 대대적인 등산활동 지원에 조속히 나서는 것이 국민의료비를 줄이고, 나아가 고용 및 취업유발효과를 가져오는 지름길인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조사했나?]


전국 11개 지역 나눠 100명씩 직접 설문조사


신원섭 교수팀은 전국의 등산객을 고루 조사하기 위해 국립공원을 제외한 100대 명산 중에 전국 11개 지역을 표본으로 선택해서 각 지역별로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1개 지역은 관악산·청계산 등 수도권 3곳, 대둔산·우암산 등 충청권 3곳, 무등산·기린봉 등 호남권 2곳, 금오산·팔공산 등 영남권 2곳, 강원권은 태백산 1곳으로 나눴다.

설문은 등산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실시했기 때문에 등산을 하지 않은 사람은 자동적으로 배제했고, 모든 응답자는 등산인구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설문조사에서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는 특히 델피(Delphi)조사를 실시했다. 델피조사는 예측하고자 하는 대상 주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자질을 가진 전문가를 선정하여 선정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의견이나 직감적 판단을 반복적으로 피드백(feedback)시킴으로써 의견의 합의 또는 응답의 안정성이 이루어질 때까지 예측결과를 얻어내는 방법이다. 원래 델피(Delphi)란 의미는 그리스 아폴로신의 신탁회의에 나오는 유명한 장소로, 합리적인 의견을 도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같은 조사를 통해 등산인구의 연령별 구성은 19~29세가 12%, 30~39세가 17%, 40~49세가 25%, 50~59세가 26%, 60~69세가 15%, 70~79세가 5%로 나타났다. 40대와 50대가 등산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등산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가구 월소득은 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이 17.0%, 400만 원대가 11.3%, 300만 원대가 23.1%, 200만 원대가 24.3%, 100만 원대가 17.8%, 100만 원 미만이 6.5%로 조사됐다.

등산인구의 거주지별 분포는 대도시 49.8%, 중소도시 45.0%, 농어촌 5.2%이었다. 이는 등산활동이 도시생활에 따른 운동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편이기 때문에 등산활동 참여자는 도시 거주자가 95% 정도로 압도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2010년 보고서]


여론주도층 10명 중 5명꼴로 한 달에 한 번이상 등산

한국갤럽, 전국 성인남녀 조사…교수들은 10명 중 7명꼴로 일반인보다 훨씬 높아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에 가는 국민은 성인 10명 중 4명꼴로 이전 연구와 별 차이가 없었으나 교수, 기업체 간부, 연구소 연구원, 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여론주도층에서는 10명 중 5명꼴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교수층에서는 주1회 이상이 20.0%, 한 달에 한 번 이상이 51%로 나타나 10명 중 7명 이상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갤럽이 2010년 2월 9일부터 3월 12일까지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304명(일반국민 1,004명, 여론주도층 300명)을 대상으로 한 개별면접조사로 밝혀졌다. 이 조사에서 ‘한달에 한번 이상 산에 간다’는 응답은 일반국민의 경우 40.6%였고, 여론주도층에서는 56%로 훨씬 높았다. 기업체 간부들도 주1회 이상이 18%, 한 달에 한 번 이상이 37%로, 10명 중 5명 이상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을 찾았다.

여론주도층에서 산을 자주 찾는다는 응답은 등산인구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맥을 같이했다. 일반국민은 산림에 대한 수요가 더욱 다양화하고 증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산을 찾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98% 이상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국민들 대부분이 등산객이 앞으로도 계속 증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산’에 대한 질문에서는 설악산이 계속 1위를 고수했으나 여론주도층에서는 설악산 33%, 지리산 32.7%로 차이가 큰 폭으로 줄었다. 여론주도층의 지리산에 대한 선호도는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조사 땐 28%였으나 올해는 4.7% 늘어난 32.7%였다. 북한산, 한라산, 내장산, 오대산, 관악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67.7%), 은행나무(5.6%), 느티나무(2.8%) 순이었으며, 가장 좋아하는 꽃나무는 벚나무(27%), 개나리(8.5%), 진달래(8.5%) 등이었다. 가로수로는 은행나무(35.2%), 벚나무(25.7%), 소나무(12.1%) 등을 선호했다.

10년 내 우선 시행해야 할 정책으로는 숲가꾸기 사업, 산림생태계 보전, 도시숲 및 휴양공간 확대, 산림재해 방지, 숲길·등산로 정비 등 편의 안전시설 강화 등으로 나와 2006년 조사 때보다 산림휴양, 웰빙 등 국민복지와 관련된 정책에 관심과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취미가 등산이고, 건강관리는 걷기로 하고, 스트레스 해소는 산책으로 한다는 신원섭 교수가 숲 현장에 나가서 활짝 웃고 있다.

[신원섭 교수는?]


숲의 치유효과 국내 소개…
“등산연령층 다양화와 효과 다양화 확인”


충북대 산학협력단의 책임연구자인 신원섭 교수는 <치유의 숲> 저자로 유명하다. 숲이 인간의 스트레스 해소나 정서적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내용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책을 발간(2005년)하여 큰 반향과 관심을 일으켰다. 그의 전공도 물론 숲이다.

그가 얼마나 숲에 관심이 많은지는 그의 프로필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술, 담배 안 하고 취미는 등산, 감명 깊은 책은 <숲의 사회학>, 즐겨하는 운동은 등산, 좋아하는 색깔은 녹색, 건강관리는 걷기, 스트레스 해소는 산책과 숲 방문하기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하면 ‘숲에 살고 숲에 죽는’ 그런 삶이다.

하나 더 있다. 존경하는 인물은 미국의 존 뮤어(John Muir).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비영리 환경단체인 시에라클럽의 창립자이자 요세미티를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케 한 주역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그의 이름을 딴 ‘존 뮤어 트레일’도 세계의 트레커들이 찾는 명소로 꼽힌다. 

신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등산인구의 다양화와 효과의 다양화에 대한 결과를 얻은 게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전 국민이 즐기는 국민레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등산을 정부에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산과 더불어 그가 추천한 치유의 숲은 산음자연휴양림, 장성 축령산 편백림,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등이다.



[등산이 신체에 미치는 긍정효과는?]


면역체계 강화, 스트레스와 우울증 해소에도 도움


등산을 비롯한 육체적 활동이 건강의 유지 및 증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알프스 등산객들의 콜레스테롤과 혈지방 농도가 3개월의 등산활동 이후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갓비(Godbey)도 등산객들의 체중, 혈압, 우울감 등 일반적 건강지표가 비등산객들보다 훨씬 양호했다는 연구 결과(1998년)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매우 긍정적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밝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갓비는 정신적 측면에서도 맑은 공기로 인한 스트레스 감소가 등산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원섭 교수는 등산활동을 포함한 산림치유프로그램이 알코올 중독자와 우울증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나타났음을 연구한 결과를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등산활동이 사회와 소속단체의 유대감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미국과 영국의 연구에서 확인됐다. 

등산활동은 또 골격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최상의 방법으로 지적됐다.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칼슘을 섭취해도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그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실험 결과 밝혀졌다. 운동이 없는 칼슘 섭취는 뼈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즉 칼슘 과다섭취는 신장에 돌이 쌓여 신장결석이나 요로결석의 원인이 된다. 지속적인 유산소운동은 폐경기 여성의 골밀도와 콜레스테롤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실도 이미 입증됐다.

산림운동은 뼈를 강화시키면서 또한 면역체계에도 도움을 준다. 등산은 혈액순환을 좋게 만들어 세포가 왕성한 신진대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심폐기능도 강화시키고, 신체의 능력을 높여 노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사실도 이미 밝혀졌다.

이외에도 산림운동은 두뇌기능 향상, 체중 조절, 소화기능 향상, 체내 해독물질 제거, 좋은 영양이나 숙면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래도 등산을 하지 않으면 아마 현명하지 않거나 아주 게으른 사람, 둘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 글 박정원 차장 jungw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