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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인의 전남도 방문

화이트보스 2010. 7. 13. 16:25

한 기업인의 전남도 방문
한현묵 정치지역부 기자
입력시간 : 2010. 07.13. 00:00



전남 출신의 한 중소기업 대표가 전남도의회 기자실을 찾아왔다. 지난 9일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전남도청 1층에서 열린 전남도 우수중소기업제품 전시회장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문제가 있었다는 하소연이었다.

전남도 우수 중기 제품 전시회는 전남도가 전남지역 공공기관 구매담당자들이 지역의 우수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자리로 56개 업체가 참가했다. 그는 참가 업체 대표로서 박 지사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이날 오전 비행기편으로 전시장을 찾았다.

그의 이날 스케줄은 오직 박 지사에게 맞춰졌다. 서울의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단 1분을 만나더라도 직접 박 지사에게 자신이 만든 제품을 설명하고 전남지역 시ㆍ군에서 적극 구매해 줄 것을 부탁하기위해서다.

하지만 이같은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박 지사는 이날 방문 예정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전시회 부스를 찾았다. 전시장 입구의 부스 3곳을 둘러보고 자신의 부스 방문 차례가 됐을 때 보좌진이 박 지사에게 "시간이 없다"는 말을 건넸다. 업체 대표는 박 지사에게 자신의 부스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지사 일행은 "(다른 부스를)이미 방문했다"며 발길을 돌렸다.

업체 대표는 "내가 꼭 마네킹이 된 기분이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의 아쉬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박 지사가 점심 시간에 방문하기로 했는데 그 약속도 지켜지지 않은 바람에 점심까지 굶었다.

이 업체 대표는 비단 자신만 이렇게 억울하겠느냐며 반문했다. 이날 참가업체 대부분은 박 지사 '격려 방문' 소식을 전해듣고 점심을 거르며 손꼽아 기다렸지만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짐을 싸야했다.

박 지사측의 해명은 이렇다. 이날 열린 전남도와 22개 시군간 정책간담회가 늦게 끝난데다 도의회 개원식까지 겹쳐 전시장을 둘러볼 시간이 촉박했다는 것이다. 이날 정책간담회가 끝나고 시장ㆍ군수들이 직접 전시회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일정도 하루 연장했다고 했다.

박 지사의 민선 5기 핵심과제는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인들에 대한 사기 진작과 우대가 필수적이다. 박 지사가 도청 주관으로 청사에서 이틀씩이나 열린 전시회장을 한번도 방문하지 못한 까닭이 무엇일까. 또 이날 박 지사를 만나기 위해 하루 품을 날린 지역 기업인들, 그들의 머릿속에 전남의 이미지는 어떻게 그려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