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누구나 박정희를 알지만 누구도 박정희를 모른다강준식의 정치비사 대통령

화이트보스 2010. 7. 27. 11:30

누구나 박정희를 알지만 누구도 박정희를 모른다
강준식의 정치비사 대통령 이야기 박정희
생존_찢어지게 가난한 모친, 낙태하려 마신 간장 뚫고 태어나다
운명_3군을 다스릴 관상,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똑같은 사주
욕망_일본장교·北내통 소령…긴 칼 차고 싶던 權富 지향의 나폴레옹
사랑_남로당 체포된 뒤 “널 사랑해서 도망 못 가겠다” 애인에게 편지
야심_이승만 제거 계획 등 3번의 쿠데타 실패 후 詩 읊으며 5·16 구상
열정_경제개발·수출드라이브·하면 된다…근대화와 軍隊化
소박_12·12 때 시신엔 허름한 세이코시계, 낡은 넥타이 핀, 해진 허리띠

박정희와 글쓰기

무인 출신의 그가 글쓰기를 좋아했다는 것은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1954년경 송요찬(宋堯讚) 등 4명의 장성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에도(江戶)시대의 유학자 라이산요(賴山陽)의 한시를 읊었다고 한다.(池東旭, <韓國大統領列傳>, 東京, 2002)

채찍소리 조용히 밤 강을 건넜으나 鞭聲肅肅夜過河
대장기의 수천군사 새벽녘 발각되니 曉見千兵擁大牙
원한은 십 년이라 갈아온 칼이건만 遺恨十年磨一劍
번뜩인 검광 밑에서 큰 뱀을 놓치누나 流星光底逸長蛇

이 시는 1561년 일본 전국시대 무장의 하나였던 우에스기 겐신(上杉謙信)이 10년간 복수의 칼을 갈아오다 야밤에 습격을 단행했으나 눈앞에서 번뜩이는 칼 빛 아래서(流星光底) 큰 뱀, 곧 다케다 신겐(武田信玄)을 놓친 사실을 노래한 것이다.

동석했던 한 소장이 “거, 일본 거 되게 좋아하네”라고 빈정거리자 박정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구형, 갑시다. 이런 속물들 하고는 술 못 마시겠어요” 하고 영남일보 주필이었던 시인 구상(具常)을 재촉했다는데, 이때 그는 왜 그런 일본 한시를 그 자리에서 읊었던 것일까?

시의 내용에 그가 계획했었으나 군 수뇌의 동조를 얻지 못해 불발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1952년의 쿠데타 미수사건과 비슷한 점이 있었던 까닭이다. 쿠데타와 시.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당일 술자리의 주빈이었던 구상은 평소 박정희가 “의협심과 인정이 강하고 시심(詩心)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평한 일이 있다.

실제로 박정희는 대구사범학교 시절에 발표한 두어 편의 시와 그 후 아내 육영수(陸英修)를 그린 시 등 20편 정도를 남겼다. 육영수는 남편이 군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소설을 썼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글쓰기를 좋아했다는 뜻인데, 실제 박정희는 오랫동안 일기를 썼고 여러 권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특히 상당히 많은 사람에게 편지를 쓰곤 했는데, 삶의 주요 고비마다 편지를 통해 자신의 생각.기자전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