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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하기만 한 노년층

화이트보스 2010. 8. 3. 11:26

경제 일으키려 비지땀 흘리고 고단하기만 한 노년층

입력 : 2010.08.02 23:11 / 수정 : 2010.08.03 03:17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서 우리나라 노인 인구 가운데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 월 136만원)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사는 빈곤층이 35.1%로 나타났다. 노인 가구 빈곤율은 2006년 30.0%→2007년 31.0%→2008년 32.5%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 빈곤율(전체 인구 중 소득 순위로 한가운데에 속한 사람 소득의 절반이 안 되는 비율)로 따진 노인 빈곤율은 45%로 OECD 가운데 가장 높다.

프랑스 은퇴자 10명 중 7명이 여론조사기관 소프르의 설문조사에서 "은퇴 후 더 나은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답했다. 선진국 노인들 은퇴 생활의 버팀목은 연금(年金)이다. 영국 은퇴자의 경우 직장에서 받던 봉급의 평균 70%를 연금으로 받는다. 그래서 이들 나라에선 정년퇴직하는 사람을 박수로 축복해준다.

경제발전이 많이 뒤졌고, 그래서 복지 정책의 출발도 늦었던 우리 형편에 이들과 같은 복지 혜택을 바라기는 어렵다. 그렇다 해도 우리 연금 제도는 너무 부족하다. 1988년 도입한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는 사람이 290만명이지만 가입 기간이 짧아 월 20만원 미만을 받는 경우가 50.6%, 20만~40만원이 33.9%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생활도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기초노령연금 제도가 2008년부터 시행돼 전체 노인의 69%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월 9만원이 안 된다. 그런데다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 인구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올해 535만명인데 2015년엔 638만명→2020년 770만명→2030년 1180만명으로 늘어난다.

지금의 노인들은 젊어서 기름땀을 흘리면서 공장 기계를 돌리고 밤잠 안 자면서 수출 전선을 뛰어다녔던 세대다.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 1955년 65달러였던 국민소득을 2만달러 가깝게 끌어올렸다. 그렇게 번 돈을 자식들 키우고 부모 부양하는 데 다 쏟아부어 이렇다 할 노후 대비용 재산도 만들어놓지 못했다. 그런데 사회풍토가 변해 자식 세대에 기대긴 어렵게 돼버렸고, 연금 제도 역시 엉성하다. 65~74세 인구의 10만명당 자살률은 1995년 44명이다가 2005년 137명으로 늘어 세계최고 수준에 이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빈곤과 질병을 비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 무상급식보다 몇 배 시급한 것이 빈곤 노인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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