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공개한 송태호 교수
"엉터리 주장으로 나라가 들썩이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송태호(56)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천안함 공격 어뢰에 남은 1번 글씨가 폭발 당시 타거나 녹지 않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힐 결심을 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 중 누군가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간조선 최신호(9일자) 인터뷰에서 "내가 어뢰 온도를 계산해낸 과정은 일반인들의 눈으로 보면 복잡한 수식으로 가득 찬 어려운 내용으로 보일 수 있지만 기계공학에 대한 약간의 학문적 배경만 있으면 쉽게 읽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수준"이라며 "1번 글씨가 타버려야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학문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너무 나간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 송태호 교수가 2일 국방부에서 북한제 어뢰 추진부에 쓰인 ‘1번’ 글씨가 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교수는 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 등이 "어뢰 폭발 시 방출된 열의 13%만 있어도 어뢰 온도는 150도까지 올라간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에 대해 "황당하다"고 했다. 그는 "13%라는 수치를 제시한 근거도 찾을 수 없었고, 열 전달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상식에 속하는 '과도 열전달' 현상을 어떻게 도외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어뢰 온도가) 150도라는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수식을 만들어낸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했다.
송 교수는 1번 글씨가 쓰인 디스크 실물을 보기 위해 국방부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폭발 당시 어뢰 온도를 알아내기 위해 한 달간 계산에 전념했다는 그는 "계산 결과 어떤 극단적인 조건에서도 1번이란 글씨는 타버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계산 과정을 담은 이번 논문을 같은 과 동료교수들에게 열람시키고 검토를 부탁해 26분에게서 '옳다고 본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