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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초소 앞 3㎞까지 날아왔다"는데… 軍 '北 해안포' 축소의혹

화이트보스 2010. 8. 11. 10:03

백령도 초소 앞 3㎞까지 날아왔다"는데… 軍 '北 해안포' 축소의혹

입력 : 2010.08.11 02:40

처음엔 "NLL 안넘었다" 부인
이제는 "넘어왔다" 뒤늦은 설명
대응 사격 안하고 소극적 태세

북한이 지난 9일 백령도·연평도 해상으로 사격한 해안포 가운데 일부는 서해 NLL(북방한계선) 남쪽 4~5km 해상까지 날아와 떨어진 것으로 초병들이 관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참은 발사 당일인 9일 "포탄이 NLL 남쪽으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공식 부인했었고, 10일 공식 브리핑에서도 "포탄 10여발이 서해 NLL을 1~2km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軍)이 '북한 포탄이 NLL 남쪽으로 날아올 경우 비례성 원칙에 의해 대응한다'는 교전 규칙을 지키지 않았고, 이런 사실을 감추기 위해 포탄이 NLL 남쪽 깊숙한 지점까지 날아온 사실을 축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합참 고위 관계자는 10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9일 백령도 북쪽 해상으로 1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으며 모두 NLL 남쪽으로 1~2㎞ 지점에 탄착(彈着)돼 세 차례 경고 통신을 했다"며 "연평도 북쪽 해상에도 100여발의 해안포 사격이 이뤄졌으나 영상 감시장비 등으로 확인한 결과 모두 NLL을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NLL 남쪽에 떨어진 포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더구나 군 고위 소식통은 "백령도의 경우 발사된 10여발의 포탄 중 7발이 아군 해안 초소 앞에서 불과 3km, NLL 남쪽으로 4~5km 떨어진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해병대 초병들이 관측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NLL 무력화와 대남 위협 등 명백한 의도를 갖고 도발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북한은 연평도 인근 NLL 해상의 한 지점을 설정해 '일제타격식(TOT)'으로 5분에 100여발의 해안포를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병훈련 때 이용되는 TOT방식은 해상에 특정 지점을 설정하고 그 지점으로 수십에서 수백발의 포를 집중 사격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소식통은 연평도의 경우 북 포탄 1발이 NLL 남쪽 500m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대(對)포병 레이더에 포착됐다고 전했으나 군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의 포탄이 NLL 남쪽에 떨어졌지만 곧바로 대응사격을 하지 않아 소극적인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합참은 지난 1월 북한이 해안포와 장사정포·곡사포 등을 동원, NLL을 향해 400여발의 포사격을 가했을 때 NLL 이남으로 포탄이 떨어지면 즉각 대응사격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9일엔 경고 통신 외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소극 대응에 대한 비판을 우려해 북한 포탄이 NLL을 넘어온 사실에 대해 밝히길 꺼린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

군 소식통은 "9일 상황은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현지 지휘관이 즉각 대응사격 조치를 하지 않고 합참 등 상부에 보고했으며 상부에서 대응사격을 하지 않도록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백령도 쪽에선 경고 통신 이후 추가 도발이 없어 대응사격을 자제했으며 작전예규와 교전수칙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응했다"며 "북 포탄이 NLL을 넘은 문제는 초병의 진술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었고 각종 정보를 종합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던 것이며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한·미 정찰기의 활동을 늘리는 등 대북 정보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