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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꿈 공유로 억대연봉 미용사 키워내죠”

화이트보스 2010. 8. 25. 17:19

기술·꿈 공유로 억대연봉 미용사 키워내죠”

 글 유인경·사진 박민규 기자 alice@kyunghyang

ㆍ‘세계최다’ 65번째 미용직영점 여는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

‘준오헤어’ 미용실이 오는 21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65번째 직영점을 내는 데 이어 8월1일에는 강서구청 근처에 66호 지점을 연다. 이 같은 직영점 수는 미용계에서 국내 최초이고 세계에서도 처음의 일이다. 일본 미용업체 ‘아르테재팬’이 브랜드 ‘Ash’로 60개가 넘는 직영점을 운영하다 얼마 전 문을 닫았다. 준호헤어의 성장비결은 꿈을 나누는 ‘윈윈 시스템’에 있다.

지난 16일 서울 청담동 준오헤어 본점에서 만난 강윤선 대표(50)는 행복한 표정이었다. 66호 직영점을 연다는 성취감에서가 아니라 며칠 전 생일에 직원들이 직접 그리고 써서 보내준 카드를 읽으면서 감동해서이다.

“제 나이가 쉰 살인데 카드에 ‘18번째 생일을 축하드려요’ ‘태어나 주셔서 감사드려요’라고 쓰여 있어요. 이러니 제가 우리 직원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준오헤어가 성장한 비결은 직원들과 꿈을 나눈 덕분입니다. 제게 최고의 고객은 바로 우리 직원이에요.”

강 대표의 직원 사랑은 유명하다. 1981년 서울 성신여대 앞에 준오헤어 1호점을 낸 후 현재 직원 2000여명의 ‘미용왕국’으로 자리잡기까지 그는 직원들의 교육과 복지를 우선으로 했다. 20년 전엔 남편 몰래 집을 판 돈으로 직원 20명과 함께 영국의 미용교육기관인 비달사순에서 한 달간 연수를 받고 돌아왔다. 요즘도 매달 교양강좌, 리더십스쿨 등의 연수는 물론 해외유학도 보내준다. 실력을 인정받은 직원들에게 직영점을 내주며 ‘원장’을 맡긴다.

현재 국내 미용실은 9만여개로 추정된다. 준오헤어 직영점은 66개점이지만 미용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산정기준으로는 1000개의 매장 규모다. 그가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점을 고집하는 이유는 직원들과 더불어 성공하고 싶어서다. 그들에게 노력하면 원장도 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주고 싶다. 또 머리를 만지는 일은 항상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준오아카데미에서 철학과 기술을 공유한 원장들에게 직영점을 맡긴다. 앞으로도 매달 1개씩 직영점을 열어 향후 25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미용실 숫자만큼 고액 연봉자도 많다. 현재 직원 가운데 억대 연봉자만 90여명. ‘테크니션’이라 불리는 미용사 가운데도 억대 연봉자가 50여명이다.

“군 제대 후 미용을 배운 20대 청년이 현재 억대 연봉자예요. 서울도 아닌 경기 일산점에서 일해요. 미용은 기술보다 고객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직원을 뽑을 때 ‘사람을 좋아하는가’를 먼저 봐요. 수시로 고객을 사모하라고 강조하죠. 우리 직원 가운데는 대학 겸임교수도 많아요. 더 많은 억대 연봉자와 교수 직원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강 대표는 명강사로도 맹활약 중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야간여상을 다니며 낮에는 사환으로 일했던 그는 신입사원들에겐 ‘못 배워서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책 많이 읽고 각종 강좌를 들은 것이 성공비결’이라며 독서와 공부의 힘을 강조한다. 또 경영자들에겐 “쉽게 망가지는 기계에 투자하지 말고 사람에게 투자하라”고 인재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 강의 때마다 기립박수를 받는다.

“이다음에 직원들에게 ‘당신 덕분에 내 인생이 달라졌다’ ‘당신 덕분에 성공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진정한 리더란 동기부여자이고 직원들에게 성공의 기회를 주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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