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전사자母, 인천시청 항의방문한 사연은>
故 민평기 상사 모친 '대북지원사업' 재개 항의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천안함 폭침사건 전사자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68)씨가 10일 오후 인천시를 항의방문했다.
윤씨는 지난 6월 아들의 사망보상금 중 1억800여만원을 "천안함 46용사와 같은 희생이 더는 없도록 무기 만드는 데 써 달라"며 방위성금으로 내놔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궂은 날씨속에 이른 아침 충남 부여군의 집을 나선 윤씨는 고속버스 편으로 거센 빗줄기를 뚫고 혼자 인천시청에 도착, 시장실로 향했다.
사전 통보가 없었던 방문이라 비 피해 현장 시찰과 송도국제학교 개교식 등에 참석하기 위해 시청을 비운 송영길 시장을 만날 수는 없었다.
대신 정병일 행정부시장을 만난 윤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가슴속 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뉴스를 보니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대북지원사업을 재개한다는데 지원품이 정말로 북한의 굶주리는 이들에게 전달된다고 어떻게 확신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런 확신과 보장이 없다면 우리가 지원해 준 식량을 먹고 기운내서 또다시 우리 자식들을 죽이라는 건지, 무슨 뜻으로 퍼주는 건지 알고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는 "북한의 굶주리는 이들에게 정말로 전달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우리집 광의 쌀이라도 퍼주겠다"면서 "탈북자들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아무도 확실히 보장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송 시장은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천안함 사태로 중단된 인천시의 남북교류사업 재개를 선언하고, 취임 이후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북한 영유아.임산부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씨는 "천안함 사건을 생각하면 아직도 피가 마르고 창자가 뒤집어진다"면서 "우리나라에도 굶주리는 이들이 많은데 왜 높은 분들이 요즘 북한을 지원하는데 앞다퉈 나서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그는 정 부시장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며 송 시장과의 통화 연결을 부탁한 뒤 "아들을 잃고 수 많은 분들의 위로와 도움을 받고도 보답을 못했으니 평생 해온 농사일을 접고 봉사로 여생을 보내겠다"며 시청 문을 나섰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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