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해군6항공전단 P-3C 전술통제관

화이트보스 2010. 9. 20. 22:30

해군6항공전단 P-3C 전술통제관

하늘에서 바닷속 저격수<적 잠수함> 잡는다
김용호 기자 yhkim@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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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킬러’ 대잠초계기 P-3C가 힘차게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613대대장 김병택 중령이 잠수함 킬러 대잠초계기 P-3C에서 전술통제관 이영구
대위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의 안보 키워드는 천안함 피격사건과 대잠전(對潛戰)이다. 도대체 대잠전이 뭐기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핫 이슈로 떠올랐을까. 수중에서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찾기만큼 어렵지만 막강한 힘을 투사하는 ‘바닷속 저격수’ 잠수함도 천적(天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각국 함대 세력표나 제인함정연감에 항공모함을 제치고 전투서열 1위에 올라 있는 잠수함의 킬러는 바로 해상초계기 P-3C다. 해군6항공전단을 찾아 잠수함을 사냥하는 P-3C 항공기에서 대잠전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전술통제관(TACCO)을 취재했다.

▶림팩, ‘킬러들’에겐 ‘기회의 바다’ 

 지난 7월 하와이 태평양 해상. P-3C 대잠초계기에서 613대대장 김병택(해사43기ㆍ45) 중령은 2시간 50분 동안 가상의 적 잠수함을 잡고 있었다. 이 분야의 베테랑인 그는 약간 경험이 모자라는 후배 전술통제관들이었지만, 그들의 순발력과 한 치 허점 없는 정확한 조치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했다.

 2년마다 하와이 인근 해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림팩(RIMPAC), 즉 환태평양 연합해상훈련은 대한민국 해군 전술통제관에게 ‘기회의 바다’다.

 1971년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10 림팩에는 한국과 미국·일본·호주 등 세계 17개국 군함 40여 척과 항공기 120여 대가 참가한 가운데 각국 해군의 명예를 걸고 한판 기량을 겨뤘다.

 올해 림팩에서 6항공전단 전술통제관들의 능력은 빛났다. 어려운 해양 환경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미국·일본 등 선진국 해군이 시샘하는 ‘대잠전 명가(名家)’로 우뚝 섰다.

 지난 5월 서해 대잠훈련에서 첫 전술통제관 임무를 수행하고 림팩에 참가한 박영상(해사58기) 대위의 능력이 단연 돋보였다. 훈련받은 대로 침착하게 임무를 수행한 박 대위는 제한 시간 3시간 중 2시간 50분 동안 가상의 적 잠수함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그것도 디젤 잠수함이 아니라 잠항 속도가 빠르고 항해 심도가 깊어 좀처럼 잡기 힘든 미국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인 ‘USS 하와이함’ 추적에 성공했기 때문.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속담에 걸맞게 이영구(해사 56기ㆍ32) 대위는 스킬이 출중하다. 이 대위는 하와이 해상에 다섯 번 출동해 네 번 탐지, 추적해 가상의 적 잠수함을 격침하는 통쾌한 펀치를 날렸다. 15년 남짓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우리 해군의 자존심을 세웠다.

 김 중령은 “깊고 거친 태평양에서 적 잠수함을 식별하고, 위치를 파악한 전술통제관들은 순식간에 먹잇감을 덮치는 매가 무색할 정도로 동작이 빨랐다”면서“대개 공격은 능동ㆍ수동 소노부이(sonobuoy), 자기탐지기 등 3가지 탐지장비 중 2개 이상 수단으로 추적하고 탐지해야 하는 모든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후배들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전술통제관들은 12회(18시간 동안)의 비행을 통해 14회의 가상 공격을 성공적으로 실시 100%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잠수함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시작하는 자유공방전에서도 2시간 동안 추적했다. 이에 미국 해상초계기부대 사령관은 대한민국 해군 전술통제관들의 동물적인 감각에 감탄함과 함께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613대대장 김 중령은 “이번 훈련의 가장 큰 소득은 위관 장교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면서“우리 대원들이 어떤 악조건의 해상에서도 대잠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P-3C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이처럼 올해 림팩에서 대잠전 명가로 이름을 올릴수 있었던 것은 유능한 전술통제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해군에서 전략무기(戰略武器) 체계인 잠수함의 킬러 또는 저격수로 통하는 전술통제관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분야다. 1995년 해군에 P-3C 대잠초계기가 도입되면서 해상작전 수행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행 분야와 전술 분야로 직렬을 세분화하면서 탄생했다. 킬러 본능을 갖춰야 하는 전술통제관은 먹잇감을 포착하면 절대 놓치지 않는 승부근성이 필수.

 공군 전투기나 육군 공격헬기의 전투력은 조종사 기량에서 나오지만, 해군 P-3C는 전술통제관의 뛰어난 분석력이 전투력의 바로미터다. 유일하게 해군에만 운용하고 있는 전술통제관은 조종사에게 전술기동을 권고하고, 항공기 내 탐지장비(음향탐지장비ㆍ형상식별레이더ㆍ열상감시장비ㆍ전자전장비ㆍ자기탐지기)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를 분석해 직접 공격을 집행한다.

 함정의 작전관과 포술장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전술통제관은 항공기 내에서 군함의 함장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조종사는 물론이고 음탐사ㆍ전탐사ㆍ전자전사 등 해상초계기 P-3C 항공기 승조원들의 임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ㆍ조율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격이다. 특히 탐색 및 공격(어뢰ㆍ하푼미사일)무장을 결정하거나 각종 비행기록물의 작성, 수집, 처리는 물론이고 선임항법사로서 항공기의 안전과 정확한 항법에 대한 책임도 진다.

 작전에 투입되면 항공기가 어떤 항로로 비행하고 몇 피트 고도를 유지할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그들 몫. 또한 항공기가 작전 해역에 진입하면 소음ㆍ수온ㆍ수동ㆍ능동 등 4가지 소노부이를 적절히 활용해 적 잠수함을 쫓는다. 먼저 해양환경을 탐색하기 위해 소음 측정 및 수온 체크 소노부이를 투하해 데이터 링크의 적 정보보다 더 세부적인 정보를 수집ㆍ분석한 후 전술계획을 세우고 적 잠수함 예상 기동로에 논에 모를 심듯 수동 소노부이를 투하해 방책을 설치, 작전 해역을 봉쇄한다.

 이어 ‘소리 감별사’인 음탐사들은 수동 소노부이가 시시각각으로 전해오는 수중 음파를 분석해 적 잠수함과 비슷하다고 판단되면 능동 소노부이로 공격하는데 필요한 거리·속도 등을 분석하고 공격에 나선다.

작전을 수행하기 가장 좋은 항로로 전술비행을 하며 항공기에 탑재된 어뢰를 비롯한 공대함 미사일 하푼, 폭뢰, 기뢰 등으로 적을 단숨에 무력화시킨다.

 크루(crew) 스케줄링 개발 등 3개의 박사학위 논문으로 세계 3대 인명대사전인 ‘마르퀴즈후즈후인더월드’ 2011년 판에 등재되는 613대대장 김 중령은 “해상에서 다양한 전술상황을 지휘하는 전술통제관은 항법통신관 과정 교육을 수료하고 2~3년간의 경험을 쌓은 후 전술통제관 과정교육을 이수해야 비로소 햇병아리 전술통제관이 될수 있다”면서“이들은 지상에서 지옥훈련에 버금가는 고강도 이론 교육과 함께 실제 비행 훈련으로 기량을 갈고 닦으며 임무 수행능력을 숙달한다”고 말했다.
2010-09-17 09:4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