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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직원들에 1조5000억 성과급 '펑펑'...방만경영

화이트보스 2010. 10. 8. 19:42

농협 직원들에 1조5000억 성과급 '펑펑'...방만경영

입력 : 2010.10.08 17:47 / 수정 : 2010.10.08 18:25

농협중앙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금이 6000억원이 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에게 5년간 성과금으로 1조5000억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농협의 방만한 경영과 그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약화, 직원 비리 등에 대한 지적이 잇달아 나왔다. 여야 의원들은 농협의 부동산 PF 대출 현황을 지적하며 “농협은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은 “2010년 8월 말 현재 농협의 PF 대출은 9조532억원으로 이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은 7조8580억원”이라며 “시중에선 농협을 국민·우리은행과 함께 ‘8조 클럽’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영 의원은 “농협의 PF 대출 연체금이 6000억원을 넘어서 연체율이 사상 최대인 6.67%에 달했다”면서 “회수불능 대출액은 596억원, ‘고정 이하(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 대출만도 8225억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국내 은행의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평균 1.18%에 불과했지만 농협은 2.24%로 크게 높다”면서 “대손충당금 비율도 농협은 89.1%이지만 국내 은행 평균은 105.1%로 크게 차이가 난다”고 꼬집었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은 농협을 ‘신의 직장’이라고 비판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농민은 신음하는데 농협중앙회는 2005년 이후 수천억원대의 성과급 ‘돈 잔치’를 벌였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농협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총 1조5575억원을 지급했다. 또한 특별성과금 2938억원, 자기계발비 3723억원, 자녀학자금 1308억원, 명예퇴직금 1972억원 등 각종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지급된 내용도 거론됐다.

특히 송 의원은 “농협이 보유한 부동산만도 2조9000억원대인데 최근 농협은 1300억원대의 건물을 신축한 데 이어 보유 회원권 규모만도 무려 544억원에 달한다”면서 “2009년 이후 법인카드 사용액만도 1401억원에 달하고, 고급 승용차 임차료가 월평균 7600만원이나 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방만한 경영뿐 아니라 임직원들의 도덕성 문제도 비판을 받았다. 송 의원은 “최근 5년간 고객예금을 횡령한 각종 금융사고 274건이 일어나 피해금액이 총 457억원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윤 의원도 “지난 3년 8개월간 발생한 금융사고액 248억원 가운데 34%에 달하는 85억원은 회수도 못 한데다 금융사고 10건 가운데 3∼4건은 내부직원의 횡령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진래 의원은 “은행별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이 농협은 950만원에 그치고 있지만 국민은행(667만원)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은행은 3000만∼7000만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최근 농협중앙회의 고위 임원들이 자녀를 농협과 자회사에 부당하게 취업시켰다가 비판이 일자 퇴직시키고 나서 또다시 슬그머니 취업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제보도 있다”며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농협의 연간 성과급 지급액은 약 3천억원으로 이는 직원 1인 평균 1500만원 수준”이라며 “성과급은 연간급여에 포함된 급여항목으로, 성과급을 포함한 연간 급여는 타행 및 국책은행의 90% 이하의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특별성과급은 2006·2007년 2년 연속 본회 순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해 노력한 직원의 노고치하 및 사기진작을 위해 지급한 것”이라며 “1인 평균 3000만원 가량이며, 2009년에는 경영위기로 일체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