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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EU FTA 내년 7월 발효] 車 수출 날개 달고, 와인·돼지고기 가격 뚝

화이트보스 2010. 10. 10. 09:11

韓·EU FTA 내년 7월 발효] 車 수출 날개 달고, 와인·돼지고기 가격 뚝

이성훈 기자 inout@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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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등 수입차 수백만원 인하… 유럽 명품 브랜드도 가격 낮아질 듯
정밀화학·의류·의약품 타격 불가피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대해 국내 산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무역협회가 EU와 교역하고 있는 3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6.7%가 'EU와의 FTA가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국내 산업계가 EU와의 FTA를 반기는 이유는 미국보다 더 큰 수출 시장의 빗장이 풀리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은 약 382억달러(42조7000억원)로 중국(821억달러·91조8000억원)에 이은 2위다. 미국 수출은 351억달러(39조2000억원)다.

자동차 업계 최대 수혜

한·EU FTA로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크게 올라간다. 우선 엔진·변속기 등 대부분의 주요 부품 관세(현행 2.7~19%)를 즉시 철폐한다. 이에 따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부품을 더 많이 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이 한국 부품 구매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의 수출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협정으로 배기량 1.5L를 넘는 차는 현재 10%인 관세가 단계적으로 2014년까지 완전히 사라진다. 쏘나타 등 유럽에 수출되는 자동차 가격이 10% 싸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유럽 수출차량의 국내 생산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쏘나타'급의 유럽 전략형 중형차(프로젝트명 VF)를 울산2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유럽 수입차 가격도 내려간다. 국내 판매가 6790만원인 BMW 528i의 경우 500여만원 정도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산 와인 등 가격 인하 기대

유럽에서 수입하는 와인과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의 가격도 내릴 전망이다. 와인 수입업체들은 15% 관세가 철폐되면 기존 수입 품목들의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이 최대 13%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프랑스 와인 무통 카데의 경우 소비자가격이 대략 3만6000~4만원 선인데 3만1000원 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

루이비통과 샤넬 등 유럽 명품 브랜드도 관세(8~13%)가 사라지기 때문에 가격 인하 요인이 있다. 다만 명품 업체들은 본사의 '가격 가이드 라인'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는 가격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릴 가능성이 크다.

정밀화학·의약품 등은 타격 불가피

독일·프랑스 등이 강점을 가진 정밀화학이나 기계 분야에선 유럽 제품의 공세로 국내 산업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EU에는 바스프(BASF)와 이네오스(INEOS) 등 세계적 화학기업이 있다. 아스피린 등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의 수입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관세 철폐로 인해 국내 보건산업의 생산 감소액이 5년 동안 연평균 8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허인 연구원은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 선택권이 넓어지고 가격이 싸지기 때문에 반길 만하지만 국내 의류·식품 기업 등은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