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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부당 대출 의혹’ 박해춘 - 택춘 형제 커넥션 주목

화이트보스 2010. 10. 26. 10:01

거액 부당 대출 의혹’ 박해춘 - 택춘 형제 커넥션 주목

C&그룹과 우리은행 사이에 무슨 일이…
前 우리은행장 - 前 C&중공업사장 형제 재직 15개월간 대부분의 대출 이뤄져
무담보대출도 100억 달해… 검찰, 조만간 소환키로

경향신문 | 이범준·구교형 기자 | 입력 2010.10.26 03:09

 




우리은행과 C & 그룹의 거래를 보면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은행은 주식을 담보로 C & 그룹 계열사에 대출을 해주는 등 유독 특혜를 베풀었다.

2009년 4월 C & 중공업은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이 자사 주식 10.45%(212만여주)를 가지고 있다고 공시했다. 당시 금융위기로 조선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C & 중공업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수순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생사가 불투명했다.

우리은행은 그로부터 한 달 뒤인 5월 212만여주를 주당 100~400원대에 처분했다. 우리은행이 판 C & 중공업 주식은 C & 그룹에 대출을 해주고 받은 담보였지만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은행이 기업에 대출을 해주며 주식을 담보로 잡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은 C & 중공업의 부실로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실무자는 "은행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것은 보기 드물다"며 "주식담보 대출을 해주더라도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만 해주고 그마저도 주가 하락에 대비해 대출액의 2배를 담보로 잡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시 얼마에 담보를 잡고 어떤 상황에서 그랬는지 모르기 때문에 부실대출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결과적으로 (주식담보를 잡아) 손실을 봤지만 어쨌든 C & 중공업 대출금 대부분이 회수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C & 중공업에 주식담보 대출 외에도 무담보 신용대출로 100억원을 빌려줬다. 같은 C & 그룹 계열이지만 C & 우방이 우리은행에서 85억원을 빌리려고 110억원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것과 비교된다.

검찰은 이 같은 거래에 형제인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과 박택춘 C & 중공업 사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두 형제가 은행장과 C & 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15개월 사이에 대출 대부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박해춘씨가 행장으로 재직하던 시기는 2007년 3월~2008년 5월, 박택춘씨가 사장으로 있던 때는 2007년 초~2008년 말이다. 이 무렵 C & 그룹은 조선업에 진출하기 시작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C & 중공업 수석부사장이던 동생 박씨가 사장으로 발탁된 것도 형 박씨의 은행장 취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주식담보 대출과 무담보 대출 같은 특혜에 가까운 지원 뒤에 C & 그룹의 특별한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만간 이들 형제를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임병석 회장의 혐의 가운데 C & 중공업 자금을 C & 라인에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C & 중공업을 통해 확보된 자금이 C & 라인을 거쳐 어디론가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향신문은 우리은행과 C & 중공업의 대출 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박해춘·택춘씨 형제와의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 이범준·구교형 기자 seirots@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