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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피 한세기만의 최대 폭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희생자 122명으

화이트보스 2010. 11. 6. 09:26

메라피 한세기만의 최대 폭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희생자 122명으로 늘어...

입력 : 2010.11.06 04:19 / 수정 : 2010.11.06 04:19

 
인도네시아 메라피 화산이 5일 자정 직전 한 세기 만의 최대폭발을 일으켜 엄청난 굉음과 함께 화염에 그을은 가스를 내뿜으면서 가옥과 나무를 불태워 주민 수십 명이 숨졌다. 화산 폭발 이후 희생자는 모두 122명으로 늘었다.

이날 메라피 화산이 폭발하면서 섭씨 750도의 가공할 열기가 불어닥치면서 옷, 담요, 심지어는 매트리스까지 녹아 주민들의 몸에 달라붙어 많은 사람이 들것으로 병원에 후송됐다.

메라피 화산은 이날 하루 종일 가스 기둥을 쏘아올려 480km나 떨어진 지역의 자동차 지붕을 회색재로 뒤덮었다. 화산 주변 지역의 구조요원들이 "피해라! 뜨거운 구름이 다가온다!"며 외치는 가운데 고온의 구름 덩어리는 구조 활동을 중단시켰다.

메라피 화산의 더욱 강력해진 연쇄 폭발로 수년 전부터 화산을 관찰해온 과학자들은 이날 폭발로 충격에 휩싸인 채 앞으로 어떤 처참한 상황이 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과학자들은 지난달 26일 첫 폭발을 일으킨 이후 계속된 수십 차례의 폭발이 분화구내 마그마 천장 아래의 압력이 약화되는 과정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앞서 인도네시아 당국은 화산 위험지역을 분화구에서 반경 20km까지 확대했다.

화산학자들이 1870년대 이래 최대의 폭발로 간주하는 이날 폭발은 분화구에서 15km 떨어진 브롱강 마을을 덮쳤다. 군인들은 구조작전에 나서 30cm 두께의 화산재로 뒤덮힌 가옥과 도로에서 적어도 78구의 사체를 수거했다.

뒤틀린 지붕, 숯으로 변한 가축, 부서진 의자들이 희뿌연 화산재 속에 겹겹이 묻힌 가운데 그을은 연기가 군데군데 피어오르고 있었다.

인구가 밀집해 있는 자바섬의 한가운데 버티고 있는 메라피 화산은 과거에도 수십 차례 폭발해 지난 한 세기 동안 15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다. 문제는 많은 주민들이 용암과 암석 부스러기에 의해 비옥해진 토양으로 이어지는 화산 경사면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19세 된 아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피신하다 오토바이에서 튕겨져 나갔다는 리키 라하리오씨(47)는 "엄청난 열기가 우리를 에워쌌고 주변은 온통 흰색 연기였다"고 말했다.

병원에 실려와 아들과 함께 화상 치료를 받고 있던 그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아나고 있었다. 여자들은 공포에 질려 의식을 잃었다"며 "처음엔 먼 전쟁터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폭음이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화산재와 돌 부스러기가 비처럼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메라피 화산이 제기하는 최대의 위험은, 화쇄암이 화산의 남부 경사면을 따라 시속 100km로 쏟아져 내려오는 상황이다.

집 앞에서, 거리에서 숨진 사람들은 불에 그을은 가스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지역 경찰 부책임자인 티프토노 대령은 말했다.

화상, 호흡이상, 골절을 입은 150명 이상의 부상자들은 사디토 병원과 다른 2개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사디토 병원에는 희생자들의 시체가 쌓여 있다.

이 자그만한 병원의 대변인 헤루 노로호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주정부의 화산학자 게데 스완티카는 메라피 화산이 뿜어낸 연기는 5000만 평방미터라며 이는 지난 한 세기 동안에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 화산이 분출한 연기 기둥은 지상 1만 미터 이상까지 치솟았다.

메라피 회산의 기름진 경사면에 살던 주민 10만명 이상이 지난주 비상대피소로 소개됐다. 많은 사람은 강제로 소개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화산활동이 뜸해지면 가축을 돌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5일 이재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화산 기슭에 방치된 소를 사들이고, 이미 소를 잃은 주민들에 대한 보상으로 110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메라피 화산을 관찰하는 과학자들도 짐을 싸서 하산하라는 당국의 지시를 받았다. 그들은 5개의 지진계 가운데 화산재로 인해 손상된 4개를 서둘러 수리하고 있다.

5일 이전의 희생자 44명 가운데 대부분은 10월26일의 첫 폭발 때 숨졌다. 인도네시아 재난관리청은 이날 희생자를 포함해 모두 1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메라피 화산은 1994년 60명, 1930년 1300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인구 235백만의 인도네시아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한 태평양 화산대를 따라 자리잡은 거대한 군도이다.

메라피 화산의 지난 26일 최초 폭발은, 인도네시아 서쪽 끝에 있는 멘타와이 섬의 수개 마을을 덮쳐 적어도 428명의 희생자를 낸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한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멘타와이 섬에서도 주민 수천 명이 소개돼 정부가 제공한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